“나라에서 혜택 좀 주면 좋겠다. 이런 곳에 쓰이라고 국민들 열심히 세금 내잖아.”(아이디 ‘엄마라는 이름’)
“국회의원들… 제발 세금 허튼 곳에 쓰지 말고 이렇게 필요한 국민들에게 쓰자! 아픈 아이 데리고 치료 걱정하는 부모 마음… 안타깝네요. 국가에서 건강보험으로 지원해줘서 경제적 부담도 덜어주면 좋겠습니다.”(아이디 ‘tkfka’)
아픈 아이 치료비 문제, 국가가 나서라
이 5월5일 어린이날 아동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시작한 스토리펀딩 ‘아이가 아프면 모두가 아프다’ 연재 기사에 붙은 댓글들이다. 스토리펀딩은 연재된 이야기를 읽고 그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후원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은 지난 5월 지면과 함께 온라인에서 0~15살 아이들의 입원진료비를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들자는 정책 캠페인 ‘아이가 아프면 모두가 아프다’를 시작했다. 기사와 댓글 간에 괴리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기사의 경우 캠페인 내용대로, 세금으로 국가가 아픈 아이를 돌보자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소아암 등 중증 질환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은 의료비 부담으로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가족 구성원 간의 불화, 형제자매의 소외·불안 등도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아픈 아이를 둔 가정들은 ‘벼랑 끝’에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또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텔레비전·라디오 등에 개인의 가장 내밀한 사생활을 노출하며 후원받는 모금방송을 진행했다. 모금방송을 하면서 마음 깊이 상처가 남기도 했다. “아이와 돈을 맞바꾸는 기분이 들었다”거나 “방송 출연 뒤 받는 동정 혹은 멸시의 시선이 싫었다”는 가정도 있었다.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5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추진연대’는 지난 2월 “어린이 생명을 모금에 의존하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어린이 입원진료비를 국가가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 여기에 함께하고 정의당도 당론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아픈 아이’ 캠페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모금을 그만하자’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모금’을 하고 있다. 아픈 아이가 있는 가정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 만나는 아이들은 여전히 아프고, 여전히 병원비가 필요하며, 보호자는 그로 인한 고통의 한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대한 ‘아픈 아이 가정’과 소통하며 가정이 상처받지 않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
모금방송조차 할 수 없는 가정에 우선 배분
이 캠페인의 궁극적 목적은 모금이 아니라 ‘모금을 하지 않아도 되는’ 어린이 병원비 국가책임제도의 실현이다. 이 취지에 공감한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 마음과 후원금을 보탰다. 6월9일 현재 스토리펀딩을 통해 801명이 1262만3240원을 후원했다. 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아픈 아이를 둔 가정’을 돕기 위해 조성한 기금 ‘호호펀드’ 계좌로도 929만8500원이 후원됐다. 스토리펀딩 후원액은 모두 ‘호호펀드’로 이관돼 의료비가 시급하게 필요하지만 언론 노출을 할 수 없어 모금방송조차 할 수 없는 가정에 우선 배분될 예정이다. 캠페인은 올해 10월28일까지 계속된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후원 계좌: 농협중앙회 10573964784416 (예금주 어린이재단)
후원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1588-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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