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포털은 ‘빅브러더, 슈퍼갑’을 넘어 ‘오 마이 갓’, 신적인 존재.” 새누리당이 네이버·다음의 편향성을 도마 위에 올렸다. 정부·여당 비판 기사가 야당 비판 기사보다 많단다. 주장은 분명한데 근거는 어설프다. ‘정부·여당에 부정적’으로 분류된 기사 제목 하나만 보자. ‘헛다리 짚은 경찰… 크림빵 아빠 초동수사 부실’.
02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포털 길들이기’에 공들이는 동안, 야당은 내부 갈등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안과 재신임을 연계한 ‘승부수’를 던졌다. 당 비주류는 문 대표 사퇴 뒤 조기 전당대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정권 교체보다 급한 게 야당 교체인 듯”(진중권 교수 트위터) 등 비판을 이겨내는 결말을 볼 수 있을지?
03 공영방송은 ‘알아서’ 처신한다. KBS가 탐사기획 프로그램 방영을 미뤄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제작진은 2013년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정부가 서훈한 훈포장 70만 건을 수집·분석했으며, 친일 행적자와 무죄 확정 난 간첩사건의 수사관 등의 서훈 현황을 공개할 계획이었다. 제작진이 사 쪽의 기약 없는 방송 보류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자 최근 이들을 모두 부서 밖으로 내보내는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04 먹방·쿡방 프로그램의 범람 속에 ‘3대 진미’(트러플·캐비아·푸아그라)가 포털 인기 검색어를 휩쓸었다. 9월7일 JTBC 에 출연한 아이돌 빅뱅의 GD네 냉장고 속에 다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주의. 정작 대결에서 승리한 요리의 주요 식재료는 3대 진미가 아니라 삼겹살과 갈치.
05 청년들이 군대에서 죽는다. 백군기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방부에서 받은 ‘2011~2015 상반기 사망자 현황’ 자료를 보면 매년 100명 이상, 모두 517명이 사망했다. 자살이 65%를 웃도는 가운데, ‘안전사고’도 30%를 차지했다. 9월11일 육군 신병훈련장에서는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수류탄이 폭발해 27살 김아무개 중사가 사망했다.
06 박김영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를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으로 추천하는 안건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국제사회가 권하는 인권위원 추천 절차를 밟은 최초의 시민사회 추천 후보자였는데, 통합진보당 경력이 ‘딱지’가 됐다. 장애 당사자로서 20여 년간 인권운동에 앞장선 경력이 붉은 낙인에 짓눌렸다.
07 자율형 사립고인 하나고가 “남녀 학생 비율을 맞추려고 입학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이 학교 학부모 300여 명이 공익제보자인 전경원 교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학 입시가 코앞인데 (학교 비리를) 폭로해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것. 한마디로 하면? “가만히 있으라.”
08 재능교육 해고노동자 유명자·박경선씨가 사 쪽과 원직 복직에 잠정 합의했다. 2007년 말 학습지 교사의 노동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싸움을 시작한 지 2822일 만이다. “노동자들이 자존심으로 버티고 싸우면 최소한의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봤다.”(유씨, 와 통화에서)
09 송아지 팔아 대학 보낸다는 말이 있었다. 이제 송아지 24마리, 작은 목장 하나 정도는 팔아야 한다.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대학교육연구소가 낸 보고서를 보면, 4년제 대학 입학부터 졸업까지 1인당 8510만원이 든다. 그렇게 졸업해도 백수 될 확률이 높으니 ‘헬조선’이란 말이 등장할 수밖에.
10 힘들게 취업하면 과로사 위험에 시달린다.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분석해보니 30대의 과로사(뇌심혈관 질환) 산업재해 신청이 2011년 65건에서 2014년 94건으로 홀로 증가 추세였다. ‘2012~2014년 실노동시간 비교’를 보면, 30대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170~176시간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길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모른 척하고 나의 일이 아니라고 해서 못 본 척하는 비겁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조카인 한주연 학생의 말이다. 그는 KBS 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지만, 방송에서는 세월호 부분이 편집된 채 이 발언만 등장했다. 인터넷에서 방송사의 편집 사실이 화제가 되자 한주연 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한번 많은 분들이 세월호에 관심 가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썼다.
코카인·필로폰·엑스터시·대마초·스파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사위인 이상균 신라개발 대표가 각종 마약을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처벌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를 포기해서 ‘봐주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재판이 끝나고) 한 달 뒤에야 내용을 알았다”고 해명했다.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세청이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270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 결과 소득적축률이 32.9%에 이르렀다. 10억원을 벌면 7억원 정도만 소득 신고를 하고 나머지 3억원은 세금을 안 내려고 숨긴다는 의미다. 270명의 신고 누락 소득은 2616억원으로 1인당 평균 9억7천만원. 국세청은 이들에게 1인당 4억6천만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적축률은 2010년 28.1%보다 4.8%포인트 늘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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