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죽을 때까지 일하러 오지 않는 곳이다.”
수도권에서 양돈사업을 하는 한 농장의 대표는 말했다. 그는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중심에 두고 설계된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탈을 부추긴다고 했다. 고용허가제는 ‘단기순환’(3년 체류 뒤 고용주가 1년10개월 연장 가능) 원칙과 사업장 변경 금지를 뼈대로 한다. 이주노동자의 ‘내국인 일자리 위협’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정부는 설명한다. 현장 고용주들의 말은 다르다.
“돼지 축사에서 일하겠다는 한국인이 없어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인데 일자리를 보호해줄 한국인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일하는 노동현장과 정부가 보호하겠다는 내국인의 일자리엔 공통분모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만 악화시키는 사태를 낳는다. 이주노동자들을 미숙련 노동과 저임금 구조에 가둬 ‘거부할 수 없는 선택’을 부추기기도 한다. 사업장 이탈과 ‘미등록’ 증가는 필연적이다.
“어쩌다 일하겠다는 한국인의 경우 무경험자여도 월급은 200만원부터 시작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150만원 정도면 고용한다. 아무리 숙련 노동자여도 200만원 이상은 주지 않는다. 일은 이주노동자들이 웬만한 한국인보다 훨씬 잘한다. 누굴 쓰겠나.”
일부 고용주들의 미등록 노동자 선호는 고용허가제의 맹점과 무관치 않다. 4대 보험 가입과 상여금·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 땅을 갓 밟은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은 일과 언어 모두 서툴다. 한국에서 오래 일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숙련도와 언어에서 비교우위를 갖는다. 양돈농장 대표는 말했다.
“우리도 일 잘하는 노동자가 좋다. 이주노동자들을 필요할 때만 쓰고 내쫓는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 원하는 만큼 마음 편히 머물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구속 만기 돼도 집에 안 갈 테니”…윤석열, 최후진술서 1시간 읍소

디올백·금거북이·목걸이...검찰 수사 뒤집고 김건희 ‘매관매직’ 모두 기소

“비행기서 빈대에 물렸다” 따지니 승무원 “쉿”…델타·KLM에 20만불 소송

이 대통령 “정부 사기당해” 질타에…국토부, 열차 납품지연 업체 수사의뢰

특검, 김건희에 ‘로저비비에 선물’ 김기현 부부 동시 기소

박주민, 김병기 논란에 “나라면 당에 부담 안 주는 방향 고민할 것”

청와대 복귀 이 대통령…두 달간 한남동 출퇴근 ‘교통·경호’ 과제

회사 팔리자 6억4천만원씩 보너스…“직원들께 보답해야지요”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5/53_17666328279211_20251225500964.jpg)
건강검진 정상인데, 왜 이렇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플까? [건강한겨레]

나경원 “통일교 특검 빨리 했으면…문제 있다면 100번도 털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