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부자 되세요~! 대박 나세요~! 여러분도 돈 많은 CEO 되면 대통령 될 수 있어요~!
독자들에게 추석 인사 한마디 하고 싶다. 기자가 웬 저열한 인사를 하냐고 비난할 독자도 있을지 모른다. 이 칼럼의 공식 취지는 독자들의 가슴을 부글거리게 할 만한 이슈를 잘근잘근 씹는 것이다. 목적이 하나 더 있다. 가끔 독자들 부글거리게 만드는 거다. 일종의 리트머스시험지다. 자기가 무엇에 분노하는지 모르는 주관 없는 독자들을 위한 심리 테스트 서비스다. “ 독자들, 더럽고 억울하면 부자 되세요! 돈 없으면 그냥 짜지세요~.^^” (이 말에 짜증 안 난다고 비정상은 아니니 걱정 마시라. 다만 주간지만 교체하면 될 뿐.)
그런데 섬아저씨는, 그 말, 진짜 들었다. 섬아저씨 전세 사는 빌라, 2층이다. 연식 2002년이지만 건물 괜찮다. 까칠한 어머니도, 날카로운 감식안을 가지신 미대 출신 장모님도 “집 괜찮다”고 했으니, 아마 썩 나쁜 집은 아닌 것 같다. 꽤 넓고, 꽤 깔끔하다. 문제는 2층이라는 점이었다. 겨울엔 괜찮은데 여름에 걱정이 됐다. 부엌 쪽 창 옆에 가스관이 있었다. 여름엔 창을 열어놓을 일이 많다. 올해 초여름 안 될 걸 알면서도 집주인에게 방범창 설치를 슬쩍 요청해봤다. 은행을 오래 다녔다는 주인 아주머니, 단박에 거절이다.
그래도 기자 자존심이 있지, ‘네고’(협상) 한번 안 하고 전화를 끊을 순 없다. “제가 특약 사항에 방범창 달아달라는 요구를 안 했으니 뭐 그건 알겠고요, 그럼 제 돈으로 방범창을 달 테니까 나중에 저 나갈 때 방범창 설치 비용 일부라도 좀 보전해주시면 안 될까요? 어차피 제 뒤에 살 세입자도 방범창 덕을 보는 건데요.” 금융인 출신 아주머니 가차 없다. 싸늘하다. “어유~, 그렇게 못하죠. 그전에 세입자들 방범창 없이도 잘 사셨는데요. 필요한 사람이 달아야죠. 그래서 ‘자기 집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어차피 보전해주리라 예상 안 했다. 그런데, 말이 싸가지 없다.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25만원 주고 방범창을 달았다. 그리고 내년 가을 전세계약 끝나고 나갈 때 방범창 떼고 갖고 갈 예정이다. 지난해 회사에서 준 공구세트로, 절단하련다. 절단 어려우면, 페인트붓 사다 곰팡이 슨 고추장을 방범창 틀 하나하나에 발라놓고 나올 계획이다. 어차피 신성한 사유재산인데, 뭘. 퉷!
10월4일치 보도를 보면,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이 올해 12월 말까지 시행을 끝으로 사라진다. 하우스푸어들이 혜택을 보려면 얼른 집을 팔라는 조언도 나온다. 정치권은 더 발 빠르다. 재정 투입하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보수파’ 새누리당에서조차 그런 말이 나온다. 하우스푸어가 150만 명이란다. 다 좋은데, 전세푸어와 섬아저씨 같은 ‘방범창 푸어’도 같이 좀 도와주시길. (방범창 달려고 대출받은 건 아니지만, 멘털이 상처를 입어서 ‘방범창 푸어’입니다.) 더러운 집주인을 대신해, 제 방범창을 지자체가 매입해서 다음 세입자에게 되팔아주십시오. 이거 기가 막힌 정책 아닙니까? (혹시 제 글에 계속 부글거리는 독자 계시면…, 낚인 겁니다. ㅎㅎ)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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