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화제의 베스트셀러를 소개하는 ‘못 팔면 뭔 책’ 시간입니다. 요즘 뉴스들 무섭습니다. 출퇴근길 지하철, 심야 택시, 클럽 거리는 물론 초등학교 주변까지 성추행·성폭행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요. 혹자는 이런 현실을 두고 ‘성도착 공화국’이라고까지 합니다. 당연히도 상습적 성범죄자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성범죄자 처벌과 관리에 대한 각종 방안을 연구해 책으로 내놓으신 허풍선 의원님을 모셨습니다. 화제의 책 의 저자입니다.
성범죄자 전용 지하철, 임대주택
허 안녕하십니까, 허풍선입니다.
MC 명함이 아주 화려합니다. 국회의원이자 희귀 법안 소믈리에이자 성문화 축제 준비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언제 이렇게 책까지 집필하셨습니까? 소속 상임위의 관련 분야도 아니더군요.
허 허허, 국회가 공전하는 경우가 많고 회기 중에도 노트북의 인터넷을 편하게 쓰게 해주니 틈틈이 자료를 찾아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습니다.
MC 그간 여러 차례 성인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성인 업소를 방문하는 장면을 기자들에게 들키셨는데, 이런 저술 활동을 하고 계셨던 거군요. 이 책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상습적 성범죄자를 ‘성범쥐’라고 하셨는데, 참 이 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장의 제목이 ‘쥐에게 꼬리표 달기’입니다.
허 최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성범죄자 신상 공개’인데요. 제가 볼 때 그 안이 너무 미약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자기 거주 지역에 성범죄 전과자가 있는 건 인터넷으로 검색해본다고 해요. 하지만 출근길 버스에 성추행 상습범이 있는 건 어떻게 알아내겠습니까? 제가 내놓은 성범죄자 분류관리법에 따르면 교통카드로 성범죄자를 식별하게 돼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 탈 때 교통카드를 대면 “삑∼ 청소년입니다”처럼 “삑∼ 성범죄자입니다”라고 알려주는 거죠. 여성분들이 각별히 주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MC 성추행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건 좋은데, 승객을 지나치게 불안에 떨게 하지는 않을까요? 그리고 그런 전력을 반성하고 평범히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텐데….
허 다른 방안도 있습니다.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고 차량 앞 전광판에 표시를 하는 겁니다. ‘현재 이 차량에는 3명의 성범죄자가 탑승해 있습니다.’ 그런데 승객들이 더 떨어요. 누군지 모르니까. 게다가 성범죄자 중에는 그런 스릴을 즐기는 놈이 많아요. 그래서 내놓은 방안이 있습니다. 예전 지하철에 여성 전용칸을 운영했던 것처럼, 성범죄자 전용칸을 만드는 겁니다. 한군데 몰아넣으면 지들끼리 어쩌겠습니까?
MC 실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것이 주변에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옆집에 아동 성추행 전과자가 이사왔다고 당장 이사를 갈 수도 없고….
허 제가 외국 사례들을 연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는 가석방 중인 성범죄자들만 모여 사는 아파트가 있다고 합니다. 어느 할머니가 저렴한 가격으로 작은 아파트 건물을 내놓아 그들이 모여 살도록 한 거죠. 제 방안은 아예 정부 차원에서 성범죄자 영구 임대주택을 만들자는 겁니다. 경비실에 경찰이 상주하며 성전과자들의 동태를 파악하고요.
MC 성범죄자 전용 지하철에 성범죄자 전용 임대주택…, 이건 마치 범죄자들이 복지 혜택을 받는 인상인데요.
허 저도 그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성범죄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보아서는 이들의 집단 주거 지역이 조만간 자치구를 형성할 만큼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집을 구하지 못해 일부러 성범죄를 저지르고 임대주택에 들어가려는 사람도 생길 테고. 성범죄동장, 성범죄구청장이 나올 수 있지 않나 하는….
위험에 처하면 가해자의 코를 누르세요
MC 그렇게까지야 되겠습니까? 성범죄자 중에는 본인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자팔찌를 착용하고 신원을 공개한다고 해도 막상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면 막을 방안이 없지 않습니까? 처벌은 아무래도 사후의 문제이고, 피해자들은 평생을 따라다닐 고통을 당한 뒤이지 않습니까?
허 동서고금이 고민하는 문제지요. 저도 처음엔 전통적 방식으로 발기만 하면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정조대 같은 걸 씌워버릴까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하면 이들이 비범죄적 방식으로 성욕을 해소할 방법까지 없어지고, 억제된 욕망이 더 폭력적 범죄를 저지르도록 한다고 지적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들이 성적 자극을 받을 만한 요소 자체를 제거하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범죄자가 인터넷 채팅으로 범행 대상을 찾거나 아동 포르노를 소지하면 컴퓨터 사용 자체를 금지하더군요. 저는 나아가 범죄자의 각막에 전자렌즈를 이식하는 방안을 생각했어요. 성적 자극을 받을 만한 이미지에 노출되면 즉각 모자이크 처리가 되도록 하죠.
MC 허 의원님이 직접 특수 콘택트렌즈를 끼고 실험했는데, TV나 인터넷을 5분 이상 쓸 수 없었다고요?
허 세상이 모자이크투성이라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다른 방안을 생각했습니다. 삼장법사가 손오공에게 머리띠를 씌우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성폭력 전과자에게 띠를 부착합니다. 정상적 성행위를 할 때는 이 띠가 아무 작용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말하는 특정 단어에 반응해서 조여들게 됩니다.
MC 책에 적혀 있군요. 그러니까 “싫어요!” “경찰!” “도와줘요!” 앗, 허 의원님 왜 그러십니까? 어디 아프십니까?
허 아, 아악. 연구를 위해 제가 그 기구를 착용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군요. 바지 속에 있는 것을 좀 제거해주시겠습니까?
MC 싫어요!
허 으악!
MC 허 의원님께서 안정을 찾으실 때까지 책에 나오는 다른 방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성범죄자 코에 전기충격 버튼을 설치해, 피해자가 이 부분을 누르면 가해자를 즉각 기절시킨다. 이건 좀 그럴듯하군요. 아, 허 의원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상습적 성범죄자가 스스로 화학적 거세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허 네. 요즘은 약이 좋아졌어요. 간단한 외과수술로 피부 속에 약을 넣는데, 그게 서서히 녹으며 1년 정도 약효가 지속됩니다. 성범죄자 집단 급식 센터에서 조금씩 밥에 약을 타는 방안도 연구 중입니다.
MC 예전에 군대 건빵에 발기 제어제를 넣어두었다는 속설이 떠오르는군요. 아무리 범죄자지만 그들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허 저는 그들이 다른 식으로 욕망을 해소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바리맨’을 위한 테마파크가 대표적인데요. 노출광인 사람들이 거리에서 마음껏 몸을 드러내고 즐길 수 있게 한 곳입니다. 물론 일반인인 척 놀라는 역할을 할 사람들은 전문 연기자로 고용할 계획입니다.
국회의원은 성희롱 면책 특권 있나
MC 우리 사회가 ‘성도착공화국’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강력범죄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회 전반에 성추행이 만연해 있고, 성폭행 피해자가 여론에 의해 반복적으로 고통받습니다. 심지어 국회의원들이 “종업원인 줄 알았다” “룸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각오를 해야 한다” 같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국회의원은 성희롱 면책 특권이라도 있는 거냐’는 비아냥도 있습니다.
허 동료 의원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건전한 성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선도하겠습니다. 참고로 몇몇 의원은 저희 콜센터에 함께하고 있는데요. 상시로 인터넷 채팅에 들어가 10대인 척하며 아동성범죄자나 원조교제 시도 행위자를 색출하는 일입니다.
이명석 저술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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