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뜨끔했다. 가 민주노총의 ‘개드립 논평’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개드립이란 무엇인가. 원래 개드립은 순간적 재치가 생명인 ‘애드립’이 적절하지 못했을 때 이를 비꼬기 위한 표현이다. 처음에는 부정적 뉘앙스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인터넷 공간에서 워낙 흔히 쓰이다 보니 딱히 부정적 표현이라 못박기도 어렵게 됐다. ‘개소리+애드립’의 합성어라는 개소리 기원설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민주노총은 최근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의 ‘황제식사 체험기’를 겨냥해 ‘6300원짜리 황제의 삶,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의 오버질과 개드립’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주노총 공식 논평치고 꽤 파격적 제목이었다. 하지만 뭐, 호부호형을 허하지 못하는 세상도 아닌데 황제식사 개드립을 개드립이라 말한들 또 어떠한가. 웃자고 한 논평에 죽자고 달려드는 가 새삼스러울 따름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7월29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조·중·동처럼 개드립을 생활화하는 매체가 어디 있느냐 이거다. 천안함 사건 초기 가 제공한 ‘인간어뢰 개념도’는 어떤가. 잠수복 입은 북한 병사가 어뢰 정중앙에 마련된 ‘조종석’에서 ‘운전대’를 잡은 채 몸을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과학적 상식 들이대며 인간어뢰의 허구성을 지적하면 ‘인간어뢰 개드립’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거다. 이 정도면 ‘2010년 대한민국 개드립 어워드’ 언론부문 최우수 그래픽상감으로 손색이 없다.
짧은 개드립만 남긴 채 떠난 인사도 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7월29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2009년 9월29일 임명된 뒤 그가 만들어낸 개드립은 하나하나 주옥같다. “영화 를 보셨습니까.”(2010년 2월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 “대강, 집에서 봤습니다.”(정운찬 전 총리) “?”(불법 다운로드 의혹) “731부대가 뭔지 아세요.”(2009년 11월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저, 항일 독립군인가요?”(정운찬 전 총리) 단연 압권은 1월21일 이용삼 전 민주당 의원의 빈소에서 그가 펼쳐놓은 개드립이었다. “초선 의원으로 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가셔서 너무 애석합니다.”(총리) “4선 의원입니다.”(이 전 의원 동생) “자제분이 어리실 텐데 참 걱정입니다.”(총리) “고인은 결혼을 하지 않아 지금까지 독신으로 사셨습니다.”(동생) “남아 계신 형님께서 돌아가신 동생을 대신해 많은 일을 하셔야겠습니다.”(총리) “제가 동생입니다.”(동생)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전두환 동기’ 정호용 사망…군사반란 핵심 ‘신군부 5인’ 마지막 생존자

‘경기도’라는 이상한 이름에 대해

한동훈 “혼자 200명과 싸우는 중…‘친장동혁’ 방해 말고 북이나 치라”

전국 이주노동자들 “우리는 노예 아니고 노동자”…서울 복판서 한목소리

버티던 용혜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속 민주 결단 촉구에 ‘백기’

서울 아파트값 83주째 상승…문재인 정부 시절 85주 기록 경신 눈앞
![동학농민군, 유족 수당 논란보다 중요한 물음 [한승훈 칼럼] 동학농민군, 유족 수당 논란보다 중요한 물음 [한승훈 칼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6/0914/20260914500031.jpg)
동학농민군, 유족 수당 논란보다 중요한 물음 [한승훈 칼럼]

이 대통령 지시에 공소청 수사 인력 절반 감축…‘사법통제부’ 이름도 변경

박지원, 용혜인 사퇴에 “만시지탄…청 인사라인 책임, 민주도 말조심 해야”

‘후티 압승’으로 끝난 홍해 전투…미국·사우디 ‘머뭇’, 예멘군 ‘분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