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 CHOR SOKUNTHEA
집 나간 ‘사찰’이를 찾습니다.
20년 전만 해도 우리 사찰이,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목표를 가리키면, 국가대표 양궁 선수가 쏜 화살처럼, 척하니 꽂혔습니다. 재야 정치인이건, 학원이건, 노동현장이건 우리 사찰이에게 여지없이 걸렸습니다. 아뿔싸, 한 20년 넘게 놀렸더랬습니다. 우리 사찰이, 진돗개 같은 민첩함은 사라졌습니다. 근성이라도 함께 사라졌으면 좋으련만, 근성만은 하필 남아버렸습니다. 아무에게나 달라붙습니다. 방향감각은 잃은 지 오랩니다. 아예 우리 집 담을 뛰어넘어와 가족도 물어버립니다. 남의 당 의원만 노려볼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같은 당 의원도 물어버렸습니다. 감히 청와대 근처까지 어른거립니다. 그래요, 우리 사찰이, 정신 나갔습니다. 혹시 길을 걷다가 아무나 깨물고 있는 사찰이를 보면 신고해주세요. 부글부글, 신고 접수합니다. 물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살기 등등하던 보안법, 많이 순해진 줄 알았습니다. 남과 북의 지도자가 만나서 악수하고 냉면 같이 말아먹은 뒤로는 길들여진 줄 알았습니다. 그런 보안법이 최근 한국진보연대 인사를 물어버렸습니다. 중죄라도 저지른 줄 알았습니다. 북쪽 민화협 인사들을 만난 죄랍니다. ‘회합통신’. 오랜만에 듣는 죄목입니다. 보안법은 한술 더 떴습니다. 외국에 있는 북한 식당에 가지 말라고 으름장입니다. 해외 공관에서 교민들에게 그렇게 공문을 돌렸답니다. “김정일 통치자금의 원천이 되는 북한 식당을 이용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이랍니다. 냉면 한 그릇 사먹는 것이 부끄러우니, 대규모 개성공단은 차마 부끄러워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요, 우리 보안법 제정신이 아닙니다. 부글부글은 그런 보안법이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정신 나간 의원님도 찾습니다.
의원님,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여학생에게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라고 말했습니다. 덕분에 온 국민이 ‘너만 쳐다보게 됐습니다’.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본인이 ‘다 주고’ 물러날 생각을 하신 듯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신 분은 한 분 더 있었습니다. 한 방송사의 해설위원은 의원님의 말을 두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위원님은 “실수를 거짓말로 덮으려다가 더 큰 구렁텅이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음을 우리는 숱하게 봤다”며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하라고 말씀했습니다. 이제, 해설위원님도 ‘실수’를 정직하게 인정할 때입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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