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잔혹한 인간들아, 정신 차리자

‘삼권분립’으로 유명한 장 자크 루소는 1755년 출간된 에서 ‘동물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이성적 인간에 앞서 두 가지 감성적 인간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스스로 살려는 의지’와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진 인간이다. 즉,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는 본능과 다른 이의 생명도 보호하려는 본능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 논의를 확장시켜 “이러한 감성적 존재로서의 본능은 동물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므로 동물도 인간으로부터 불필요하게 학대받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역설한다. 생명을 지키려는 본능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차별이 없다는 소리다.

[와글와글] 잔혹한 인간들아, 정신 차리자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떨까. 최근 ‘은비’라는 고양이가 가혹 행위를 당한 뒤 10층 건물에서 던져진 사건이 발생했다. 인터넷을 통해 퍼날라진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영상과 고양이 사체 사진을 보면서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한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CCTV 속 여인을 고발했다. 하지만 유죄가 입증되더라도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뿐이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생명을 앗아간 죄치고는 너무 가볍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생각이다. 그룹 ‘클래지콰이’의 호란은 ‘미투데이’를 통해 “극성을 떨자는 게 아니라, 이런 식의 잔혹함은 동물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반사회적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붓다의 가르침대로라면 이러한 생명 학대 행위는 인간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인간들아, 정신 차리자.

이정국 기자 한겨레 오피니언넷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