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효도손 정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며 내세운 기치다. 알다시피 표상이 친서민 기조다. 국민을 받들며 가려운 곳을 박박 긁어주겠다는 소박한 뜻을 담았다. 적절히 대체할 영어 단어가 없어,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MB 정부’라 외신에 소개한다. ‘Massage BakBak’(박박 마사지)이다. 국정홍보지 ‘마사지 2.0’도 펴낸다. 설 특집호가 알차다. 내용을 소개한다.
1.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를 차포 뗀 채 브리핑해 곤욕을 치렀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말을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로 소개한 것. 홍보수석실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마사지 2.0’을 보면, 두 가지 대국민 마사지의 함의를 국민이 알아주지 않아 서운하다는 뜻도 담겼다. 정부가 친북 시늉만 해도 기겁할 이들을 우려했고, 대북강경 노선에 반발하는 이들에겐 깜짝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기 때문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실제 “마치 지금 뭐가 진행돼서 곧 될 것 같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조금 ‘마사지’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대통령께서 실제 뭐라도 진행되는 것처럼 말씀해 마사지해드렸다”는 말 되겠다. 민이 편해야 대통령이 편하고 대통령이 편해야 민이 편하다는 마사지 박박 철학을 그대로 반영했다.
2. 세종시 논란에 피곤한 국민도 마사지가 절실하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 “세종시를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가 된다”가 말했다. 지난 2월3일 친이계 의원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토론회 자리였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망발한 공직자를 파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보수 진영의 자유선진당은 실색했다. 이상민 정책위의장은 “행정 중심 기능이 옮겨가서 만드는 세종시가 ‘사회주의 도시’이면 행정 기능이 몰려 있는 서울은 ‘사회주의 왕국’이라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마사지 2.0’은 두 가지 대국민 마사지의 메시지가 담긴 걸 놓쳤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원안 지지자에겐 정 총리가 앞서 말했듯 “(행정부를 옮기면) 거덜날 것”은 아니란 위로이고, 반대자들에겐 사회주의 도시로 거덜나리란 격려다.
하지만 ‘마사지 2.0’이 밝힌 내막을 보면, 국무총리실이 거덜날 조짐이다. “거덜날 것”을 “사회주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수장의 메시지에서 차포 뗀 채 ‘마사지’했다며 정 총리가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이 편할 때 정부는 분주해진다는 마사지 박박 철학을 이 또한 반영하는 일이다.
정부의 ‘마사지 정책’ 기조에 취해 다른 뉴스를 놓쳤을 독자를 위해 부글부글이 뽑은 ‘이주의 이건 뭣이지’를 소개한다.
1. 경찰이 민주노동당 누리집 서버를 압수수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의 가입 의혹을 수사 중이다. 손톱에 때 끼었는지 보겠다며 옷 벗기는 격이다.
2. 소주업체가 출고 가격을 짬짜미해 과징금을 부과당했다. 열받게 해 술 매상을 올리겠다는 뜻이다.
3. 설이 다가온다. 밸런타인데이와 겹쳤다. 이건 뭣이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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