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검찰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웃기는 부서가 바로 공안부다. 지난 주말 도심 집회에서 무려 221명의 시민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자, 대검 공안부가 이렇게 밝혔다. 연행된 221명 전원을 원칙적으로 입건 및 기소하겠다고.
아직 입건도 되지 않은 시민들을 모두 기소하겠다는 방침부터 내놓은 셈이다. 이건 지린내 가득한 형용모순의 언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혐의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특정하고 그 행위가 명백한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판단한 다음에 뒤따라야 할 ‘기소’를 연행 단계부터 언급하는 건 소잿거리다. 헌법과 형법, 민법 등 법 과목을 공부하고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패스’한 뒤 연수원에서 수련까지 받고 이른바 법조 전문가의 길을 걷는다는 이들의 수준이 이렇다.
단순히 길 걷던 사무직 노동자에서 거리의 악사까지 포함됐다는 그 221명은 공안부 얘기를 듣고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을까? ‘기소권 남용’ 의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떠드는 검찰을 국민의 이름으로 기소해야 할 때가 온 듯하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영상] “대통령이 자꾸 거짓말”…수능 마친 고3도 서울 도심 ‘퇴진’ 집회에
[현장] “박정훈 대령 징역 구형에 결심”…도심 가득 ‘윤석열 퇴진’ 외침
82살까지 살아도 65살부턴 골골…‘건강한 노화’는 꿈이런가
“동덕여대 출신 걸러내고 싶다”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폄훼 발언
1조4천억원짜리 ’저주받은 보석’ 23년 만에 고향 브라질 품으로
[포토] 나이·국경 없이…부산 해운대에 1000명이 모인 이유는?
“국민 요구 모두 거부하니”…서울 도심서 ‘윤 대통령 거부’ 행진·집회
“명태균, 친윤 윤한홍의 인간 이하 취급에 모욕감 느껴 손절” [공덕포차]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결정…‘굴욕외교’ 비판 피하기
“명태균에 아들 채용 청탁…대통령실 6급 근무” 주장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