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조영남· 정준호씨(왼쪽부터)
‘미네르바’ 박아무개(30)씨가 구속된 뒤, 인터넷에 뒷말이 무성했다. 유명인들도 잇따라 미네르바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반응은 제각각이다. 가수 조영남과 배우 정준호는 게시판에서 ‘비추’(비추천)의 대상이 됐고, 소설가 이외수의 호감도는 급상승했다.
조영남은 1월10일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미네르바의 구속에 대해 “점쟁이 같은, 모르는 남의 말을 왜 추종하느냐”며 “믿다가 잡아보니 별 이상한 사람이고 다 속았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뿐 아니라 애꿎은 역술인들까지 욕을 먹인 그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발끈했다. ‘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여과 없이 방송에서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조씨가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미네르바가 동창생이 아니라서 실망이냐”며 ‘역학벌론’으로 시비를 걸었다. ‘겸둥맘’은 “잡아보니 별 이상한 사람이라니? 서울대 출신이라면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냐”고 비꼬았다. ‘메릴린멘슨각하’는 “자기가 겪은 만큼만 안다더니 서울대 출신의 사고가 딱한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에 조씨는 1월12일 결국 머리를 숙였다. 2005년 ‘친일 발언’ 이후 두 번째 대국민 사과다.
평소 재계 회장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준호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회장님들’ 견해를 대신 전달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그는 “(회장님들이) ‘정부 정책이 신통치 않으니까 그런 허황된 인터넷 논객이 나온다’며 혀를 찬다”고 전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정씨의 개인 의견처럼 받아들였다. 일종의 ‘배달 사고’인 셈. 그의 미니홈페이지에는 비판 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결국 정준호는 “미네르바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은 밝히지도 않았고 누군지도 모른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 해명을 더 기막혀했다. “미네르바를 모른다니, 전 그 말에서 왜 더 한숨이 나올까요.”(설현)
반면 촌철살인의 풍자와 말솜씨로 누리꾼과 ‘쾌통’하고 있는 이외수는 다시 한번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그는 1월12일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허위사실 유포가 죄라면 국회의사당 지붕에서 로봇 태권브이가 출동한다고 글 쓴 사람들도 다 잡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네르바에게 죄가 있다면, 가방끈 짧은 주제에 아는 것이 너무 많은 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역시 외수 옵하, 외수 흉아”라며 열띤 호응을 보냈다. 미네르바는 구속됐지만, ‘미네르바 효과’는 계속되고 있다.
허재현 기자 한겨레 취재영상팀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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