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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빙판엔 승냥이, 한나라당엔 사냥개

등록 2008-11-18 11:06 수정 2020-05-03 04:25
빙판엔 승냥이, 한나라당엔 사냥개

한나라당에 사냥개가 출현했다. 정확히는 사냥개가 아니라 사냥개 유령이다. 유령을 먼저 불러낸 사람은 중도 성향의 권영세 의원이었다. 권 의원은 11월12일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 문제를 언급하면서 “사냥이 끝났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사냥개가 아니라 당의 화합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는데, 풀이하면 사냥개는 돌아오지 말라는 뜻이었다. 졸지에 사냥개 신세가 된 이재오 전 의원 쪽에서도 발끈했다. ‘이재오계’ 공성진 의원이 다음날 곧바로 “아직 사냥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대응했다. 권 의원의 공세적 화합론을 반박하기 위한 말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 전 의원=사냥개’라는 사실을 절반쯤 인정한 꼴이 됐다. 그나저나 ‘사냥개’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MB 정권 2기 주도 세력의 실체와 성격은 그의 행보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사냥개 논쟁은 다가올 권력투쟁의 또 다른 예고편인 셈이다. 최성진 기자

빙판엔 승냥이, 한나라당엔 사냥개. 한겨레 김진수 기자

빙판엔 승냥이, 한나라당엔 사냥개. 한겨레 김진수 기자

‘한국’을 지운다

경제위기에 관한 정확한 예측과 분석을 내놓아 경제학자 뺨치는 인터넷 논객으로 이름을 떨친 ‘미네르바’가 “이제 한국을 마음속에서 지운다”고 선언했다. 11월13일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를 무장해제시키자 내린 결정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올린 그의 글을 보자. “사회계급 체제가 이런 식으로 더욱더 견고해지고, 이런 사회의 구조적인 매트릭스 속에서 천민들 절대다수가 사육당하고 있다. (중략) ‘애국’과 ‘조국’이라는 이름하에 포장돼온 그 모든 것들이 환상이라는 걸….” 20만 명가량이 이 글을 클릭했고, 수천 개의 리플이 달렸다. “글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게 됐습니다.” “저들의 매트릭스를 벗어나는 공부와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정부로부터 신원 확인에 감시까지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그의 글을 보는 누리꾼들의 마음은 더욱 아프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미네르바~.” 이순혁 기자

1억5천 넣고 2억 타는 계

유명 연예인과 법조인 등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300여 명이 가입했다는 ‘귀족계’ 다복회. 경찰이 달아났던 계주 윤아무개씨를 11월14일 구속하고 그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강남 돈주머니의 속살’이 드러날지 관심을 끄는데…. 열여덟 달 동안 1억5천만원을 붓고 2억원을 타는 33% ‘고수익’에 너도나도 돈을 담갔다는 후문이다. 1∼2년 전 ‘본드’ 냄새 나는 ‘펀드’에 몰빵했다 후회하는 이들이 적잖은 지금이야말로 ‘안전한 고수익’ 보장이란 성립할 수 없는 경제법칙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그나마 본전! 전종휘 기자

전화 불통. REUTERS/ KCNA

전화 불통. REUTERS/ KCNA

전화 불통

북한이 다시 움직인다. 폭우 퍼붓듯 대남 강경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북 사이 모든 육로 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겠다더니, 금세 판문점을 경유한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단다. 미국을 겨냥한 건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11월4일 미 대선에 맞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잇따라 내놓고, 미국의 관심을 ‘구걸’했다. 남쪽은? ‘통미봉남’, 미국과 통하기만 한다면 남북관계는 아예 봉쇄해버리는 게 북한이다. ‘우리 민족끼리’는 어쩌고? 정부는 바삐 움직였다. 긴급회의를 몇 차례 하더니, 뒤늦게 북한이 달라던 통신자재를 내주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웬걸, 전화도 받지 않는단다. 그래도 큰 걱정 할 필요는 없겠지? 이명박 대통령께서 “남북관계 악화가 경제에 악재가 되란 법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하셨으니.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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