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교사의 체벌을 고발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라 인터넷에 올라왔다.
지난 11월2일 ‘대구 여고생 체벌 동영상’이 주요 포털의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폰카’에 찍힌 동영상에는 남자 교사가 10여 명의 여학생을 복도에 세워놓고 벌을 주다가 한 여학생의 머리와 뺨, 허벅지 등을 손과 몽둥이로 마구 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피해 학생들은 “억울해서 퍼트리려고 영상을 올렸다”며 “담임이 오늘만 우발적으로 그런 것도 아니고, 우리는 맞아도 ‘네’, 때려도 ‘네’, 이래야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학생들을 때린 교사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자 “보충수업에 빠진 학생들을 지도하다 벌어진 일”이라며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학교 누리집은 마비가 됐고, 비난 여론이 들끓자 대구시교육청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에 앞서 10월 말에는 인천의 한 초등생이 담임교사에게 맞아 엉덩이에 시퍼렇게 피멍이 든 사진이 뒤늦게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이제 만 7살인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은 지난 10월22일 “숙제를 잘못하고, 숙제를 해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담임교사에게 회초리로 30여 대를 맞았다. 아이의 엄마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때리고, 운동장 뛰게 하고, 나머지 시키고…. 아이가 죽는 줄 알았다”며 “외상은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고,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피멍이 든 아이의 엉덩이 사진과 가족들이 올린 글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담임교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번 일은 체벌이 아니라 어린이를 학대·폭행한 것.”(아고라 ‘silvergrey’)
“어린아이가 느꼈을 공포를 생각하면 가슴이 죄어온다. 요즘 아이들 다루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무자비한 폭력은 광기다.”(‘달님’)
“교사자격시험에 인성검사 안 하느냐? 없으면 추가해야 할 것 같다.”(‘mihwa park’)
아이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면서 털어놓았다는 이야기는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지는 체벌이 얼마나 비교육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너무 괴로워요. 자꾸 뭔가가 떠올라서요. 선생님이 때릴 때 열 번을 넘게 빌면서 애원했던 내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요. 수치스러워요.”
허재현 기자 한겨레 취재영상팀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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