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드라마 찍는 것도 아닌데, 연기 실력은 여전하시네요.”
18대 국회 들어 처음 열린 국정감사의 최고 스타는 국회의원이 아니었다. 피감기관의 수장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정감사장 막말’로 연기자 시절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유 장관은 지난 10월24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감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사진 찍지 마! ×× 찍지 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 찍지 마!”라고 막말을 했다. YTN 카메라에 잡힌 이 장면은 주말 동안 인터넷에 급속하게 퍼졌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유인촌 장관님 대국민 사과하세요’라는 청원에는 삽시간에 9300여 명이 참여했다. 결국 유 장관은 10월26일 부적절한 발언을 사과했지만, 그의 막말을 패러디한 댓글놀이가 유행처럼 번졌다.
‘내 밑으로 댓글 달지 마! ×× 달지 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 달지 마!!’(디시뉴스 ㅁㄴㅇㄹ) ‘한나라당 찍지 마! ×× 찍지 마. 성질 뻗쳐서 정말.’(콩댄스)
언론들이 막말을 ‘××’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유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을 새롭게 해석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한토마’에서 ‘돌아온 용팔이’는 “7+4+7=××, 그런 깊은 뜻이 있었느냐”고 비꼬았다. 또 누리꾼들은 “××는 욕이 아니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감탄사”라고 조롱했다.
유 장관이 진행을 맡았던 은 로 불리고 있고, “이것이 다 에서 최불암과 김혜자가 아들 교육을 잘못 한 탓”이라고 엉뚱한 곳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다음 아고라에서 ‘두타’는 “슬프다. 가장 좋아하던 연기자였는데, 이제 권력의 정점에서 안하무인이 되었구나”라고 한탄했다.
패러디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에는 ‘유 장관의 욕설 장면’이 합성사진의 단골 소재가 됐다. 유 장관이 수능시험 감독관으로 등장한 합성사진에는 “너희들 수능에 모르는 거 나와도 찍지 마! ×× 성질이 뻗쳐서 정말. ×× 찍지 마!”라고 말풍선이 달렸다. 유 장관이 화내는 모습에 모자를 씌워 라는 드라마 포스터도 만들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 장관의 욕설 파문을 인터넷 실명제와 연관시켜 비판하기도 했다.
“국감이라는 공식석상에서 장관이 쌍욕을 하는 정권이 사이버상에서 욕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을 만들겠다니, 한마디로 ‘웃기네’. ‘수신제가’부터 하고 ‘치국’을 하세요.”(아고라 ‘yk행복’)
박종찬 기자 한겨레 취재영상팀 pjc@hani.co.kr
*사진출처: 디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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