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대선 때 국민들을 비행기 태웠던 ‘747’이 드디어 현실의 땅으로 내려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18일 공개된 야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747정책(매년 7% 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10년 내 7대 강국)에 대해 “당장 금년의 이야기가 아니고, 10년 안에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 시절 “매년 7% 성장을 꼭 이뤄내겠다”던 다짐은 당선인 시절 “금년에 6%는 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지난 7월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2년 정도의 목표치는 수정해야 하지만, 임기 중 공약에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했더랬다. 그렇다, 까짓거 10년이면 기억도 가물가물할 텐데, 뭘. 10년 뒤엔 올림픽에서 7위 안에 들고, 그때쯤이면 동네 아저씨들이 수영 400m를 3분41초86에 주파할 만큼 실력을 키울 텐데, 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폈는데도 투자가 신통찮다. 한나라당까지 나섰다.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20일 “기업투자가 제로 수준이고 민간소비도 말랐고 정부지출도 말랐는데 기업은 돈이 넘쳐난다. 그런데도 투자를 안 한다”고 대기업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경제를 살리라는 이유로 욕을 들어가면서 특별사면도 해줬는데 투자는 뒷전이고 다른 기업 먹기나 자식들에게 물려주기에만 급급한 기업인들이 꽤 있다”고도 했다. 사면이 대기업을 위한 것이라는 것도, 욕 들어먹을 만한 일이었다는 것도 다 인정했다. 다 수긍하고 짝사랑을 고백했다. 8월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소득 통계에서 올해 상반기 투자증가율은 0.5%다.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가는 감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2%였다. 그건 언제 알려나. 대출하는 데, 보증 서는 데 친구가 어딨노. 비즈니스에 친구가 어딨노.
어청수 경찰청장이 전국 주요 사찰 및 종단의 보직 스님 300여 명에게 편지를 띄웠다.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을 꾸짖기 위해 8월27일 열리는 범불교도대회에 스님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막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 청장은 호국불교의 전통이 경찰의 정신과 맥이 통한다고 운을 뗀 뒤, 경찰 복음화 금식대성회 포스터에 어 청장 자신이 출연한 점을 사과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 검문 사건과 관련해선 현장 경찰관과 지휘 책임자들을 문책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일선 경찰 관서장들이 지역의 스님을 찾아뵙고 이러한 경찰의 노력과 의지를 직접 설명드리면서, 많은 가르침도 구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목도 나온다. “경찰관서마다 덕망 높으신 스님들을 초청하여 호국불교의 역사와 사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 것”이라는 약속도 담겼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색소로 참가자를 추려내는 것은 ‘현장법사’의 가르침에서, 촛불집회 시위자들을 뱅 둘러막는 것은 ‘어딜 가든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삼장법사’의 가르침에서, 여성 연행자들 속옷을 탈의시켜놓고는 그런 일 없다고 하는 것은 ‘선문답’에서 배워왔다고 할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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