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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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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그리고 새출발

등록 2008-03-21 00:00 수정 2020-05-03 04:25

▣ 정재권 한겨레21 편집장 jjk@hani.co.kr

‘뭐가 달라져?’
요즘 식구들이 여기저기서 듣는 질문입니다. 지난 701호에 어둠을 밝히는 촛불을 배경으로 ‘3월24일 전혀 다른 이 옵니다’라는 알쏭달쏭한 문구의 광고가 등장한 뒤의 일입니다. 물론 이번호에도 똑같은 광고가 실렸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일종의 ‘티저 광고’ 전략입니다. 독자분들의 호기심을 한껏 키우려는 것이지요.
우선 답부터 드리겠습니다. 예, 달라집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1994년 세상에 나온 이후 14년 만에 이 대혁신을 선보입니다. 무엇보다 창간 이래 그대로였던 잡지의 판형이 바뀝니다. 길쭉한 A4 크기에서 세로를 줄여 와이드한 느낌을 살립니다. 평면(2차원)에서 입체(3차원)로, 어떤 시사주간지보다 시원하고 세련된 잡지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판형 변화에 맞춰 내부 디자인도 선진적으로 변합니다.
겉모습만 달라질 걸로 예상하진 않으시겠죠? 당연히 콘텐츠도 변화합니다. 내·외부 기명 칼럼이 전면적으로 손질되고, 문화와 레저, 스포츠 등 삶의 질과 연관된 정보들을 한자리에 모은 섹션도 도입됩니다. 평가야 앞으로 독자분들의 몫이지만, 조심스럽게 ‘제2 창간’의 상을 푸짐하게 차렸다고 자부해봅니다.
여기에다 결코 변할 수 없는 것들이 쏟아부어질 겁니다. ‘워치도그’의 사명, 독한 생강 같은 정신, 뜨거운 열정, 세상을 바꾸고 싶은 꿈….
너무 많이 ‘비밀’을 알려드린 것 같아 여기까지만. 놀라운 변화와 그 변화가 안겨줄 진짜 재미는 창간기념호인 다음 703호에서 직접 맛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불어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633호에서 702호까지, 1년6개월가량 제가 맡았던 책임을 박용현 새 편집장에게 넘기려 합니다. 마침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그럴듯한 핑계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얼마 전까지 24시팀장을 맡았던 박 편집장은 1998~2000년 에서 일했습니다. 새 출발 하는 의 품격을 한 차원 더 높여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해 창간 13돌 기념호에서 독자분들께 ‘심플하고 세련되고 깊이 있는’ 잡지를 지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일이 생각납니다. 늘 그 포부를 되뇌었지만, 정작 그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의 가장 매서운 독자가 되겠습니다. 1년6개월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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