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성금[s∂ŋkm] 誠金. 명사

정성으로 내는 돈.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을 도모할 때 보통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돈. 돈이 마음이고 마음이 돈이지만 마음이 돈을 끌어당긴다. 잿더미가 된 숭례문을 복원하는 데 뜻을 합치자며 국민성금 운동을 제안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성금의 심리학을 잘못 읽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당선인의 제안은 ‘국민성금만으로 숭례문을 복원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복원하되 국민성금도 모으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은 시끄럽다.
성금의 신용등급을 낮출 때도 됐다. 강원도 고성군은 1996년 발생한 산불 피해복구 성금 17억7천여만원 중 15억9천여만원을 해수욕장 개발비, 마을회관 신축비 등 민원사업에 사용한 전례가 있다. 1997년 H사회복지협의회는 기업체로부터 기탁받은 난치병 어린이 진료비 성금 1억1천만원 중 5535만원을 B연합회에 지급했는데, B연합회는 이 돈을 운영경비와 회장 생활에 사용했다. 2003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민간인의 외유성 해외 시찰을 지원했다. 착복의 역사는 성금의 민주화를 요원하게 한다.
성금은 성금이다. 고 최요삼 선수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국민들이 낸 성금 7600여만원은 그를 기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자 돈이다. 고인의 동생인 복싱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 최경호씨는 고인의 병원비가 결과적으로 94만원에 그쳐 대부분의 돈이 남았다고 밝히면서 이 중 4천만원을 장례 비용에 충당하고 나머지 3600여만원을 종자돈 삼아 최요삼 추모 4라운드 복싱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인이 세계 타이틀을 획득한 10월17일을 기념하며 매년 10월께 개최해 신인 복서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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