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몰입 교육[molipgjojuk] 명사

immersion education. 언어 교육 방법론 중 하나. 최근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영어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다가 장기적으로 일반 과목도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영어 몰입 교육’ 정책을 발표하고 바로 철회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단어. 조갑제와 진중권이 한목소리로 비판에 몰입하게 만든 요상한 단어. ‘집중 훈련’ ‘강화 학습’ 같은 말 대신 낯선 표현을 사용해 눈길을 끌려는 인수위의 튀기 전략이 반영된 단어로 보이지만 ‘몰입 교육’은 1960년대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캐나다에서 영어만 구사하는 학생들이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익힐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에서 출발한 교육 방법론이다. 공식어가 여럿인 경우, 언어를 보존하려는 경우, 타 언어를 쓰는 마이너리티들을 돕는 경우,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보급하는 경우 등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사이에 최소 50%의 수업을 제2언어로 진행하도록 하기에 인내심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 학습법은 제2언어를 따로 수업으로 익히기보단 제1언어를 쓰는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서 익히도록 돕는다. 한글로 수학, 과학을 배우듯 영어로 수학, 과학을 배운다. ‘몰입 교육’은 잠시 뱉었다 다시 집어 삼키는 껌 같은 단어가 아니다. 이 교육법은 ‘이중 언어’를 지향하는 방법인데, 그렇다면 인수위는 그리 쉽게 ‘영어 공용화’를 주장했다 접었나?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영어를 공부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미식축구 선수의 이름은 드라이버(Driver)이고 드라이버를 파는 공구 대형 체인점은 ‘로씨네 가게’ 로스(Lowe’s)다. 입시와 취업과 시험은 ‘실용 언어’를 ‘고급 언어’로 왜곡시켰고, 우린 여전히 ‘굿모닝’이라 말할까 ‘헬로’라고 말할까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의 문맹률은 세계 최저 그룹에 속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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