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염증[j∂mζ∂ŋ] 厭症 . 명사

‘싫증’의 다른 말. 변화를 불러오는 원동력. 이번 대선에서 한국인은 진보를 자처하는 이런저런 세력 대신 보수파 한나라당을 선택했다. 이제 막 개막한 미국 대선 대장정에서 미국인들은 보수파 공화당보다 ‘덜’ 보수파 진영 민주당에 더 많은 기대를 쏟는다. 두 나라가 보여주는 변화의 풍향계는 아이러니하게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지만 바람의 본질은 같다.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이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이라크전을 불러온 부시 행정부의 집권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염증은 엉뚱한 탈출구를 찾는다. ‘허경영’은 정치적 염증의 또 다른 동의어다. 유엔본부를 뇌파로 옮기고 결혼한 이들에게 목돈을 팍팍 안기고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겠다는 그의 공약은 9만7천 표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염증은 개그가 됐다. 허경영은 개그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됐다. 1월15일 문화방송
염증의 블랙 유머가 장사가 된다는 걸 뒤늦게 알고 허경영이 허겁지겁 방송에 출연할 때 장사의 나라 미국에선 이미 한 코미디언이 장사 한판 벌이려고 대선에 뛰어들었다. 인기 정치 토크쇼 를 진행하는 스티븐 콜버트는 2007년 10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화당, 민주당 양당 후보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만 출마하겠다고 말해 분명히 장난임을 밝혔지만 바로 급조된 콜버트를 지지하는 인터넷 모임은 일주일 새 100만 명의 신규 회원을 받았다. 당시 한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루디 줄리아니와 붙을 경우 지지율이 13%가 될 것이라 나오기도 했다. 염증은 블랙 유머와 변화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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