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가난[kanan] 명사
재화나 재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화조차 가지지 못한 상태. 불경 에서는 물질의 많고 적음보다는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뜻을 담아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 적어놨다. 가난한 노파 난타가 석가를 공양하고자 어렵게 구한 적은 양의 기름으로나마 정성을 다해 등을 만들어 바치니 수많은 등불 가운데 난타가 비친 등불만이 새벽까지 남아 밝게 타고 있었다는 옛 일화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나 ‘가난이 싸움이다’라는 속담이 가리키듯,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고 쪼들리는 상황은 우릴 빡빡하게 만든다.

삼성그룹의 불법 로비를 터뜨린 김용철 변호사가 검사에서 삼성그룹 법무팀장으로 변신한 것도 가난 때문이었다.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 밑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검사 시절 음주 운전을 한 친동생도 구속해 친척과 의절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그게 검사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변호사 업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던 나는 월급이나 제때 꼬박꼬박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삼성그룹으로 갔다. 자식 대학 등록금은 빚지지 말자는 가난한 검사의 바람이었다.” 지난 11월8일 필리핀의 한 소녀는 ‘자전거와 가방, 새로운 신발이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에 가고 싶다’ ‘부모님이 취업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유서에 남기고 목을 맸다.
외환위기 이후 ‘가난’과 ‘양극화’는 언론이 찾는 주요 검색어가 됐다. 내일의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들은 가난을 예방하는 교육정책과 의료정책을 강조한다. 동아시아 경제 모델은 1981년 전체 인구의 58%를 차지했던 극단적 빈곤층을 2001년 15%로 줄였다. 잘 달려왔다. 잘 달려왔나. 잘 달려왔다. 여전히 재테크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장식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축률을 기록하는 나라. 몸과 마음의 가난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가난을 조사하고 분석하자. 에어컨이 있고, 텔레비전이 2대며, 차가 있고,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가 있고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가정을 ‘가난한 가정’의 전형적 기준이라 말하는 미국 인구통계 조사의 우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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