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TV에서 단 몇 초간 당신을 봤지만,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당신을 보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당신을 찾습니다. …그녀 혹은 그녀를 아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스물여섯의 평범한 대학생.”
얼마 전 화제가 됐던 한 포털 사이트의 ‘사용자제작콘텐츠(UCC) 프러포즈’ 광고의 한 부분이다. TV에 잠깐 나온 이상형의 여성을 잊을 수 없어서 그녀가 등장한 단 몇 초간의 장면을 편집해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그 사람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미국 뉴욕의 한 남성은 인터넷을 이용해서 스쳐 지나간, 이상형의 여인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21살의 청년 패트릭 모버그는 지난 11월4일 밤 9시30분, 뉴욕 지하철에서 우연히 이상형의 여성과 마주쳤다. ‘어떻게 말을 걸까?’ 떨리는 가슴으로 한참을 망설이다 드디어 용기를 내어 접근하려는 찰나, 지하철 문은 열리고 그 여인은 인파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다시 만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게 된 청년은 마침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낸다. 바로 그녀의 인상착의를 그림으로 그려서 웹사이트(nygirlofmydreams.com)를 만들어 공개한 것이다.
그림의 제목은 ‘나는 꿈속에서 찾던 여인을 지하철에서 만났습니다’이다. 청년은 자신이 기억하는 그녀의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볼은 분홍색이고, 블루진 반바지와 파란색 타이츠. 왼쪽 머리에는 꽃을 꽂고 있었고, 유니온 스퀘어에서 5호선 열차를 타고 볼링 그린역에서 함께 내렸다. 그는 자신의 모습도 전화번호와 함께 그려넣었다. 절대로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글과 함께.
청년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이트에 대해서 소문을 내달라고 부탁했고, 결국 입소문을 타고 들어온 이 ‘신비소녀’의 친구를 통해서 나흘 만에 그녀와 연락을 할 수 있었다. 그러곤 어떻게 됐을까? 이후의 러브스토리도 궁금하지만, 그는 더 이상의 업데이트는 없을 것이라고 웹사이트에 글을 남겼다.
혹시, 길에서 ‘꿈의 연인’을 스쳐 지나간 적이 있어 두고두고 아쉬워한 적이 있는가? 패트릭 모버그에게 인터넷은 꿈을 이뤄준 해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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