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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타] 진중권 패러디

등록 2007-08-24 00:00 수정 2020-05-03 04:25

▣ 이정국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glee@hani.co.kr

“가 애국심 마케팅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영구가 ‘영구 없다’ 하는 것과 같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의 ‘독설’이 여전히 누리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8월9일 문화방송 에 출연한 진씨는 특유의 유머 섞인 독설로 영화 를 비판했다. 방송 내내 ‘디빠’와 ‘디까’로 나뉜 누리꾼들은 수만 개의 실시간 댓글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논쟁의 중심은 영화 가 아닌 진씨의 ‘말’이었다.

“의 시나리오는 너무 허술하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 거의 없다. 계속 도망만 다닌다.” “영화의 기초인 플롯이 없다.” “보여주기 위한 컴퓨터그래픽을 만들었기 때문에 스토리가 없는 영화가 됐다.” “눈물이 안 나오니 나중에 용이 눈물을 흘린다.” “바둑 두는 기술이 없으면서 바둑알이 국산이라고 인정해달라는 꼴이다.” “는 엉망진창이다” 등 논객 진중권의 이름은 허명이 아니었다. ‘진중권 어록’은 ‘디빠’들을 자극하는 필요충분조건이 됐다.

영화에 대한 비판 발언도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영화 개봉을 즈음해 이송희일 감독과 김조광수 제작자에게 ‘사이버 테러’를 가한 누리꾼들을 향해 진씨가 “그들의 행태를 보고 꼭지가 돌았다”라는 표현을 쓰며 맹비난을 하자 반응은 폭발했다. 방송이 진행 중이었던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진중권’은 주요 포털의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디빠’들의 진중권 공격은 한 주가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의 블로그(http://blog.daum.net/miraculix)는 이미 블로그의 기능을 상실한 채 ‘초토화’됐다. 진씨의 취미인 경비행기 비행 기록과 개인의 사색을 담은 공간은 온갖 욕설과 비난으로 도배된 상태다. 진씨도 공격만 당하고 있진 않다. 일부 철없는 ‘디빠’들에게 ‘어린이들’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진씨의 사진은 ‘필수요소’가 돼 갖가지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한물간 ‘조삼모사’ 시리즈가 다시 나왔을 정도다. 오로지 그가 를 비난했기 때문이다.

진씨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입장이다. 그는 8월16일 한국방송의 에 출연해 “늘 있는 일이다. 황우석 사태 때 겪었던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의견을 밝혔다. 영화 한 편의 완성도에서 시작된 논란은 대중과 전문가 집단의 대결 양상으로 치달은 상태다. 하지만 를 둘러싼 논쟁에서 밀려나 있는 것이 바로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라는 점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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