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일찍이 십여 년 전, 룰라는 노래하지 아니 경고하지 않았던가. “우우~ 정말이야~ 이제 그대에게 비밀은 없어~.” 그들의 는 2007년 여름 최고의 공포가 되었다. 아, 그즈음에 이승환도 노래하며 슬퍼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고. 신정아 사태 이후에 슬픈 예감에 휩싸여 고백하는 선수를 치거나 잠적하는 선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덕희, 김옥랑, 윤석화, 장미희…. 선수단 명단에 유난히 여성의 이름이 많아서, ‘마녀사냥’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이대 나온 여자”도, “아름다운 밤이에요!”라고 외쳤던 그분도 올여름 최악의 공포영화 의 주인공이 되었다. 돌아보면, 올여름 공포영화의 제목도 ‘학벌 ’ ‘학력 ’, 작금의 사태를 예감한 스포일러였던 것이다. 길게는 수십 년 동안 묻어두었던 비밀이 튀어나와서 당신의 목을 옥죄는 공포는 말복이 지나도 끝날 줄 모른다. 더구나 대학원 졸업 의혹에서 시작해서 ‘중·고·대학’ 패키지 조작으로 밝혀지는 나날에 는 패러디도 생각난다. 다음은 누굴까. 그들의 비밀이 우리의 공포로 전이돼, 이제는 정말로 내가 그 학교를 졸업했는지 나조차도 의심스럽다. 만인의 인터넷 시대에, 만인에 의한 만인의 감시가 도래했다. 이제는 신부님 한 분에게 고해성사하던 시대는 끝났다. 망망대해 인터넷의 바다에서 만인을 향해서 눈물로 고백하는 시대가 마침내 도래했다. “조사하면 다 나와!” 에서 검사님도 협박하지 않으셨던가.
“밀양 물 다 흐려놨네!” 경찰 아저씨들은 비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ㅊ양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오빠를 만나러 밀양으로 놀러갔다. 오빠는 친구와 함께 나와 있었다. 그들은 ㅊ양을 때리며 집단 성폭행했고, “그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도 했다. 며칠 뒤 협박에 못 이긴 ㅊ양은 동생과 함께 다시 밀양을 찾았고, 다시 성폭행을 당했다. ㅊ양은 괴로움에 시달렸다. 수면제 20알을 먹고 쓰러져 이틀 만에 깨어난 적도 있다.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아이들의 실명이 담긴 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렸고, 사무실에 피의자 41명을 세워놓고 범인을 지목하게 했다. 그해 겨울 ㅊ양은 14살, 동생은 13살이었다. ㅊ양 자매는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경찰들을 고소했다. 3년간의 기다림 끝에 법원은 “경찰이 피해자 인권보호를 규정한 직무규칙을 어겼다”며 ㅊ양의 손을 들어줬다. 다행이다.
어! 2명이네? 브리핑룸은 텅텅 비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정홍보처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홍보처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2층 기자실에 머물고 있는 외교통상부 기자단에게 며칠 내로 “1층 새 송고실로 옮기라”고 통보했다. 기자들은 “뭐하는 거냐”며 맞섰다. 새 브리핑룸에서 열린 첫 브리핑에 참석한 외교부 출입기자는 단 2명. 일대일 맞춤식 브리핑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확실히 선진화는 선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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