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font color="#C12D84">태초에 영구가 이무기를 창조하시니라.</font>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영구의 이무기는 LA 위에 운행하시니라. 영구가 이르시되 부라퀴가 나타나라 하시니 부라퀴가 있었고, 그 모습이 네티즌들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영구가 이무기를 부라퀴와 착한 이무기로 나누사 둘을 쌈박질 붙이시니, 주인공인 남자와 여자는 할 일이 없어 해변에서 뽀뽀만 때리시더라. 그 뽀뽀가 소용돌이를 일으켜 강호 아미산 꼭대기에서 ‘절필’ 칩거에 들어갔던 진 거사의 봉인이 풀어지시더라. 진 거사를 포함한 4명의 고수가 혈투를 벌이시니, 진 거사가 한 달에 한 번씩 지하철 갈아타는 충무로에 회오리가 몰아치시더라. 네티즌들은 진 거사와 최후의 전쟁을 벌이기 위해 아마겟돈에 집결하셨는데, 동네 세탁소 박씨 아저씨께서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상황”이냐며 당혹해하시더라. 뻘쭘해진 용께서 눈물만 흘리시더라.
<font color="#C12D84">진실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font> 우리의 이아무개(79) 할머니가 복권방에서 로또복권을 10장이나 구입하신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04년 7월15일이었다. “할머니 로또 10장 사면 즉석복권 한 장 공짜거든요.”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학생은 할머니에게 즉석복권 한 장을 내밀었다. “노인네가 뭘 안다고. 처녀가 긁어줘!” 노인의 복권은 ‘500원 당첨’이었고, 그 때문에 받은 다른 복권 한 장은 ‘꽝’이었다. “색시! 그게 아니지. 당첨된 내 5억원짜리 복권 내놓으란 말이야.” 노인은 “분명 복권에서 5억원이란 글자를 봤다”며 우겨대기 시작했다. 노인은 ‘색시’와 복권집 사장을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할머니, 2004년 즉석복권 당첨금 최고액은 1천만원이거든요”라는 요지로 그들을 무혐의 처리했다. 할머니는 “진실을 밝히겠다”며 끝까지 싸울 태세다. 네티즌들은 진 거사와 최후의 전쟁을 벌이는데, 할머니의 억울한 사정은 그 누가 풀어줄 것이란 말이냐!
<font color="#C12D84">아니 이것은! 김청기 감독의 이후 한국 SF계에서 맥이 끊겼던</font> 합체-분리 변신 로봇의 등장에 우리 정치권이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공포의 주인공은 되풀이 이름을 발음해도 여전히 좀 생경한 느낌의 ‘대통합민주신당’과 ‘열우당’ ‘열린당’ ‘널린당’ 등 다양한 별명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가득 받아온 전통의 강호 열린우리당이다. 새로운 변신 로봇의 이름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국회의원들은 귀빈식당에서 기자들을 불러놓고 밥 먹으며 말했다. “쟤네 왜 분리했다 합체한 거야!” 일부의 수군거림이 있었지만, 또 아는가. 84 태권브이가 왜 그리 자주 분리했다 합체했는지, 관객도 김청기도 영구와 땡칠이도 묻지 않는다. 물론, 진 거사만큼 내공이 있는 고수나, 한 달에 한 번씩 충무로에서 지하철 갈아타는 사람들은 물어봐도 된다. 그나저나. 비웃지 말자. 대통합민주신당(아 정말, 이름 정 안 간다!)도 언젠가 눈물 흘리며 여의주 물고 승천할 날이 올지 누가 알겠는가. 물론 눈앞에 멀쩡히 살아 있는 부라퀴와 싸워 이겨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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