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hope@hani.co.kr
‘요즘 애들 무섭다’며 혀를 끌끌 차는 어른들, 이 ‘착한 어린이’ 얘기를 읽고 잠시 흐뭇하게 웃어보시라. 상훈이는 테디베어처럼 귀엽게 생긴 초등학교 2학년 아이다. 평소 주변 아이들을 배려하다 보니, 담임 선생님이 주시는 칭찬카드 50개를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모았다.
선생님은 약속대로 30색 물감 세트, 전과, 사인펜과 색연필, 상품권, 초코파이 한 상자를 놓고 “골라 가져라”고 하셨다. 주변 아이들은 “상품권이나 전과는 나중에 우리가 타면 좋겠다”며 부러운 듯 수군댔다. 상훈이는 뜻밖에도 초코파이 한 상자를 골랐다. 선생님은 ‘역시 아이라 먹을 것을 더 좋아하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초코파이를 상으로 주었다. 그런데 급식이 끝난 뒤 책가방을 챙기던 상훈이가 초코파이 상자를 뜯는 게 아닌가. 주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초코파이를 하나씩 얻어갔다. 선생님은 상훈이가 상으로 받은 초코파이를 모두 뺏기는 게 아닌가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상훈이는 마지막 한 개를 남겨두었다. 잠시 뒤 상훈이는 “마지막 초코파이인데 이거 드시라”면서 조심스럽게 선생님에게 초코파이를 건넸다. “아냐, 네가 열심히 해서 상품으로 탄 건데 하나라도 너 먹어야지” “아니에요. 저는 단 거 잘 못 먹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창렬이가 일러바치듯 얘기한다. “얘, 원래 이런 거 안 먹는데 애들 나눠주려고 일부러 초코파이 상자 선택했대요.”
상훈이의 담임을 맡고 있는 김지영 선생님은 ‘싸이월드’ 광장에 상훈이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김 선생님은 “매일 9살짜리 꼬마들에게 배운다”며 “사회 모든 사람들이 상훈이와 같은 자세로 살아간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상훈이의 마음만큼 댓글들도 훈훈하다. 한 누리꾼은 “CF로 만들어요.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요”라고 감동을 표현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감동적이네요. 저도 남을 배려하고 베풀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겠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상훈이가 앞으로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한 누리꾼은 “저런 아이들이 커서 사회에 나가면 이용당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네요”라고 글을 쓰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성원에 힘입어 김 선생님은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djdendrhdwn)에 상훈이의 사진도 전격 공개했다. ‘테디베어’같은 상훈이의 얼굴이 궁금한 분들은 찾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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