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방북(訪北) 명사.

지시적 의미에서 ‘북쪽을 방문하다’를 뜻하나, 이보다는 ‘특별한 목적을 가진 남한 인사가 북한을 방문하다’라는 함축적 의미로 통용된다. 이십사절기와 상관없는 단어이지만 특정한 절후에 자주 등장한다. 대권의 계절에 ‘북풍’이 불고 ‘햇볕’정책이 내리쬐는 날씨라면 ‘방북’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반도 온난화로 인해 차가운 감옥을 지칭했던 불온한 방북의 시대는 끝나고 정치인들의 방북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방북 일지 속에 한국 정치사와 경제사가 있었다. “북한의 연형묵 정무원 총리는 6일 박준규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회장에서 김대중 평민당 총재와 김영삼 민자당 대표 최고위원에게 평양을 방문해주도록 요청했다.”(한겨레 1990년 9월7일) “김 주석 ‘노(태우) 대통령 만나고 싶다’ 방북 김우중 회장에게 밝혀.”(한겨레 1992년 1월26일)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이 4일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지금도 방북할 용의가 있다면 함께 방문할 것을 제의한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2001년 7월4일) “한국미래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인 박근혜 의원이 11일부터 나흘 동안 평양을 방문한다.”(한겨레 2002년 5월6일) 정당은 바뀌어도, 세계 유일의 공산주의 왕조에 거주하는 방문 대상자는 바뀌지 않는다.
방북은 쉽다. 문선명도 가고 설운도도 가고 기자도 간다. 미 영주권자라면 일리노이주의 아시아퍼시픽여행사가 올가을 기획한 아리랑 축전 관광 상품을 문의해보라. 하지만 방북은 어렵다.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의 남북이산가족찾기 신청 등록 건수는 1988년부터 2007년 4월30일까지 전체 12만6069건이 쌓였지만 지난 5월11일 금강산에서 일부 귀환한 상봉단은 ‘제150차’가 아닌 ‘제15차’ 상봉단이다. 기껏 화면으로 만나는 화상 상봉은 올해 광복절과 추석, 두 차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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