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마리아[maria] 고유명사
전화벨로 울리고 컬러링으로 듣고 TV CF와 음악 방송을 통해 울려 머릿속에서 도저히 지울 수 없는, 뇌 속 불멸 오토리버스의 늪에 도달하고야 만 노래. 600만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의 삽입곡이다. 성형수술을 통해 미인이 된 주인공이 무대에 떠밀려 나가고 엉거주춤 자세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열광적인 관객 반응으로 이어지는 인상적인 장면에 삽입됐다.

영화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데 이 노래 역시 원곡은 블론디가 불렀다.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원작과 닮은 게 없듯이, 노래 역시 번안되면서 많이 바뀌었다. “다른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살아가는, 보면 울고 싶어지고 보고 싶어지는, 보기만 하면 지하철처럼 심장이 두근거리고 집에 데리고 가고 싶은” 마리아는 “거친 파도 따윈 상관없이 절대 멈추지 않고 눈앞을 향해 가는” 여성으로 재탄생했다. 블론디가 성(聖)스럽기만 하던 마리아를 성(性)스럽게도 만들었다면, 김아중은 성(性)스러움이 성(星·스타)이 되는 길임을 일러준다.
프리츠 랑의 1926년작 에 등장하는 여성 로봇 역시 ‘마리아’다. 마리아는 지하 세계의 착취당하는 노동자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원의 존재다. 이 마리아를 본떠 로봇 마리아가 만들어지는데 이 마리아는 지하 세계 노동자를 부추겨서 폭동을 일으킨다. 에서 로봇 마리아는 끔찍한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진짜 마리아에게서 구원을 받는 것으로 그들은 행복할 수 있었을까. 의 메시지는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진취적으로 인생을 바꾸라다. 그 방법은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다. 에도 ‘비포’와 ‘애프터’ 두 명의 마리아가 있다. 어느 쪽이 진짜 마리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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