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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타] ‘움짤’ 스타 ‘율동순재’

등록 2007-02-03 00:00 수정 2020-05-03 04:24

▣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pjc@hani.co.kr

문화방송 일일 시트콤 (이하 하이킥)이 드라마 폐인(‘킥폐인’)들을 만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킥폐인들이 을 즐기는 방식은 독특하다. 그들이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의 준말)나 케이블TV 재방송, 인터넷 동영상을 다시 돌려보며 에 열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잘 모르시는 말씀이다. 킥폐인들은 을 즐기는 그들만의 UCC(손수제작물)로 ‘움짤’(움직이는 잘림방지의 준말)을 들고 나왔다.

움짤은 사진 패러디꾼들이 모이는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에서 유행했던 ‘짤방’이 진화한 형태다. 짤방은 잘림방지용 사진의 준말로, 사진을 올리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는 디시의 독특한 게시판 문화에서 탄생했다. 독보적인 인터넷 스타 싱하형도 디시의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 짤방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사진 한 장인 짤방의 밋밋함을 극복한 움짤은 사진을 여러 장 이어붙인 뒤 연속 모드로 움직임을 주고, 때로 대사를 섞어 더 역동적인 잘림방지용 사진으로 거듭났다.

움짤이 새로운 놀이는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문화방송 드라마 팬을 중심으로 ‘한예슬 움짤’이 조용하게 유행했고, ‘주몽 움짤’도 심심찮게 게시판과 유머 사이트에 퍼졌다.

그러나 움짤을 널리 써 퍼뜨린 것은 킥폐인들이고, 디시의 ‘거침없이 하이킥 갤러리’(이하 킥갤)는 그들의 아지트다. 은 등장인물의 독특한 캐릭터와 리얼한 표정연기, 순간적인 반전 등으로 움짤을 만드는 데 더없이 좋은, ‘움짤 필수요소’들의 보고다.

특히 의 주인공인 중견 연기자 이순재는 움짤의 단골로, 인터넷 세상에 뒤늦게 데뷔해 거침없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순재가 야한 동영상을 보다가 가족에게 들키는 장면은 움짤로 만들어져 ‘야동순재’라는 인기 검색어를 탄생시켰고, 그의 비굴 모드 움짤에는 어김없이 ‘굴욕순재’라는 꼬리말이 붙는다. 킥폐인들은 이순재가 출연한 다른 드라마 에서 파리채로 맞는 장면을 춤추는 듯한 움짤로 변조해 ‘율동순재’라는 별명을 선물하는 열성도 보였다. 이 밖에 출연자들의 카리스마 표정을 패러디한 움짤 ‘으르렁시리즈’와 사진의 순서를 뒤바꿔 전혀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내는 ‘거꾸로 움짤’, 이순재의 며느리 해미의 춤추는 모습을 패러디한 ‘파멸해미’ 등이 기발한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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