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가학과 피학의, 에스엠 놀이가 또다시 벌어졌다. 그분이 한 말씀 하시니 역시나 저분들이 자지러진다. 그분의 말씀을 개그 용어로 옮기면 “에이, 고~건 아니다!” “별의별 ×들이 별걸 다 반대하네!” 그렇게 대통령은 고건 전 총리,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는 과거의 장군들에 대한 심중을 밝혔다. 그분의 가학을 가장한 피학인지, 피학을 위한 가학인지 모를 발언이 나오자 역시나 기다렸다는 듯 저분들이 가학을 위한 채찍질인지 피학을 당한 즐거운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지른다.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드라마 왕건에 나오는 궁예의 말로”라는 말로, 스스로 말로 말로를 만드는 그분의 말로에 일갈했다. 강호의 난다 긴다 하는 ‘에스에머’(SMer)들이 한판 벌이는데, 초절정 내공의 그분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조갑제 편집위원은 “인간 흉기 노무현의 입, 그 위험한 발작”이라고 발작 같은 글을 ‘질렀다’. 한 해 두 해도 아니고, 적대적 의존으로 발전한 이분들의 지르고 지르는 놀이가 이제는 지겹다. 부디 강호의 에스에머들은 에스엠 놀이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가 골방에서 놀아주시기를!
에스엠 놀이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의 흔적이 보인다. 아니면 타고난 무당이던가. 노무현 대통령이 군 복무 단축 검토를 시사하기 사흘 전,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은 “노무현 정권은 군 징병제 폐지 연출로 대선 판도를 뒤집을 우려가 있다”고 예언했다. 족집게는 아니어도 선무당은 되는 셈. 앞으로는 폭탄 발언의 경보를 그에게 물어보자. 한편 선무당은 군 복무 단축을 선심성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연말연시에 온 국민에게 선물을 돌리지 못하는 대통령의 선한 마음, 선심으로 생각하자. 한나라 여러분, 연말연시엔 선심 좀 쓰자구요~.
그들의 태생은 달랐으나 말씀은 비슷했다. 하시는 말씀마다 주옥같아서 한 말씀 한 말씀 하실 때마다 온 나라가 허탈해하고, 혼란에 빠진다. 그런 분, 미국에 패리스 힐튼이 있다면 한국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 어떤 이들은 ‘폭탄 발언’이라 비난하고, 다른 이들은 ‘황당 발언’이라고 짜증내며, 극소수는 ‘정론직필’이라고 환호해서 해석도 분분해진다. 한편에서는 그들의 말씀에 유쾌, 상쾌, 통쾌해하는 일군의 마니아들도 있다. 잠시만 해외 연예에 어두운 분들을 위해, 힐튼을 소개한다. 힐튼 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은 스스로를 “다이애나비와 마를린 먼로를 합쳐놓은 인물”이라고 하더니 “토니 블레어가 누구예요?”라고 되물어서 사람들을 뒤집어지게 만들었다. 노 통풍으로 말하면,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패리스와 노리스에게는 공히 원수 같은 친구도 있다. 패리스에게 니콜 리치가 있다면, 노리스에게는 갑제 리치(!)가 있다. 그들은 서로가 말할 때만 기다렸다가 꼬박꼬박 ‘야리는’ 원수 같은 사이다. 참, 최근에 패리스와 니콜은 화해했다는데, 노리스와 갑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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