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hope@hani.co.kr
누리꾼들은 걸핏하면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다. 악플을 일삼아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엉덩이에 뿔난’ 누리꾼들 탓이다. 그래서 ‘착한 누리꾼’은 종종 억울하다. 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붕어빵 & 어머니’ 사연에 착한 누리꾼들의 선플(선한 리플)이 이어지고 있다. 착한 누리꾼들을 무더기로 만나니 반갑다. 누리꾼들로부터 감동적인 댓글이 꼬리를 물게 한 아들의 글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저희 어머니는 붕어빵 장사를 하신답니다. 젊을 때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홀로 14년 동안 자식 셋을 키우신 울 엄마. 안 해본 거 없이 고생하면서도 자식들 보는 낙으로 배가 불렀다는 울 엄마. 남들이 어머니 붕어빵 장사시킨다고 자식들 욕할까봐 말렸지만 고집을 못 꺾었죠. 장사하시는 곳에 며칠 전 회사 마치고 찾아갔드랬죠. 전신에 밀가루투성이지만 행복해하시는 게 왠지 날 더 아프게 만들더라구요. 갓 구운 붕어빵만 먹으라는 울 엄마. 장갑 사들고 내일 가야겠네요.”
한 포털 사이트에 ‘붕어빵 새끼’라는 닉네임으로 ‘맥주 한잔하고 어머니 생각나서 올린다’는 이 글이 뜨자, ‘원작’보다 더 감동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저희 엄마는 아빠랑 중국집 하시는데 아빠가 주방을 맡아서 하시고 엄마가 배달을 다니시죠. 눈이나 비오는 날이면 혹시 미끌어지진 않을까, 비 맞진 않을까 너무 걱정돼요. 정말 안습 지대로다.”(감동) “울 엄마 아버지도 작년까지 이맘때쯤이면 붕어빵 장사를 하셨어요. 지금은 그나마 따신 곳에서 음식 장사를 하고 계시지만. 새벽 일찍 나가셔서 저녁 늦게 들어오시는 부모님 손에 들린 붕어빵이 생각나네요. 제일 뜨신 걸로 가져왔는데 오다보니 식었다면서 멋쩍게 웃으시던 부모님….”(jinheeso)
글을 올린 뒤 메일을 많이 받았다는 ‘붕어빵 새끼’는 붕어빵집 위치를 묻는 질문을 받았는지 누리꾼들에게 부산에 있고, 무슨 동 어느 골목에 있는지 위치를 알려줬다. 이어지는 댓글. “서울인데요 택배로라도 주문해서 먹고 싶네요. 배달되나요?”(마음 같아선)
“어머니께 따뜻하게 입으실 내복 사드리세요. 저 자주 들를게요.”(울 집근처다)
댓글로 사업 아이디어를 귀띔해주기도 한다. “붕어빵에 고구마 으깬 거 집어넣어 주던데… 의외로 맛있더라구요.”(우리 동네는)
이어지는 글 가운데 가장 짠한 건 ‘서정규’라는 닉네임으로 쓴 한마디 댓글이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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