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집값은 파는 쪽에서 부른 값(매도호가)에 바탕을 둔 ‘시세’다. 부동산 중개업소들로부터 수집된 정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승인을 받은 국민은행 집값 통계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매도호가에 근거한 시세는 아파트 부녀회의 짬짜미(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로 출렁거리게 돼 시장 상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경제학 교과서는 불투명한 정보를 ‘시장 실패’의 주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8월24일부터 건설교통부, 한국토지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전국 주요 아파트값은 이와 달리 실거래값으로, 시장 실패를 어느 정도 치유한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실거래값은 매수자 → 시·군·구 → 행정자치부를 거쳐 수집된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다. 건교부는 올 1월 부동산 실거래값 신고 뒤 6월 말까지 계약 체결된 전국 아파트 23만7천 건 중 ‘500세대 이상, 분기별 거래 10건 이상’인 12만9천 건을 공개 대상으로 정했다. 정부가 아파트 실거래값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개 결과를 보면, 서울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 3개 구의 아파트 실거래값은 지난 3월 평당 2252만원에서 6월 1927만원으로 14.4% 떨어졌다. 경기 분당을 비롯한 5개 신도시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값은 3월 1120만원에서 6월 935만원으로 16.5% 하락했다. 이처럼 고가주택 밀집지역의 아파트값이 내린 것은 ‘3·30 대책’ 이후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공개된 실거래값과 국민은행 ‘시세’의 차이는 지역별로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실거래값이 시세보다 5∼10%가량 낮았다. 건교부는 이에 대해 “가격 하락기에는 급매물부터 우선 거래돼 실거래 가격이 하락하며, 전반적인 시세 하락은 뒤따라 나타난다”며 “시세도 하락세를 탈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서울 강남과 신도시 등 인기 지역의 집값 급등이 시세 제공 업체, 중개업자의 호가 올리기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거래값 공개는 거래 투명성과 시장 질서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앞으로 분기별로 전국의 아파트 실거래값을 공개하고 대상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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