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그대 아직도 탄핵을 꿈꾸는가.
탄핵의 주역 조순형 의원이 돌아왔다. “탄핵의 정당성이 인정됐다”는 일성과 함께. 그는 스스로를 “임금에게 직언했다가 유배됐던 선비가 사면돼 돌아온 것”이라고 비유했다. 초야의 선비는 2년3개월 만에 당당한 금배지로 돌아왔다. 그는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답게 돌아오자 “노무현의 최대의 적은 노무현”이라는 쓴소리도 뱉었다. 쓴소리 운운하니 쓴소리가 쓴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탄핵 주역들이 한국방송에 항의방문을 해서 들었던 말, “물은 셀프”를 기억하는가? 여전히 “물은 셀프”인데 이제는 “복귀는 헬프”인가 보다. 조순형을 ‘헬프’한 인물들의 면면이 쟁쟁하다. 보혁을 아우른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 김진홍 목사와 이인제 의원이 오른쪽에서 눈에 보이는 지원유세를 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왼쪽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지원을 했다. 이제는 홍사덕 이병만 돌아오면 역사는 복원된다(홍 이병은 언제 복귀 명령이 떨어질지 몰라서 이라크로 아직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의 보수는 즉각 홍사덕 이병 구하기에 나서라! 이렇게 역사는 되풀이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도 비극으로. 그것이 한국 정치다.
그대 아직도 벼락스타를 꿈꾸는가.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처럼 국회의원 떨어지고, 부산시장 떨어지고 하다가도 한방에 뒤집어 대통령이 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에는 득실득실하다. 돌아온 국회의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가수가 꼭 노래를 잘한다고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이 오랜 무명생활을 하다가 한순간에 뜨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정치는 잘하는데 뜨지는 못한 인물로 생각하나 보다. 어디 천 의원뿐이랴. 이렇게 막판 역전을 꿈꾸는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에는 한둘이 아니다. 모두들 무명의 설움을 한방에 날릴 바람을 꿈꾼다. 정작 자신들의 노래가 엉망인 줄은 모르고 팬들만 원망한다.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 노래 못하거덩! 그런 인물 가요계에 현철 하나뿐이거덩! 정치계에도 노무현 하나로 족하거덩!
북한이 제재를 당했다.
경제 제재는 아니고 출전 제재를 당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여자아시안컵 3·4위전에 선수 3명이 출전 정지를 당했다. 지단의 박치기에 이어서 한혜영의 옆차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과 준결승전에서 북한 골키퍼 한혜영 선수가 심판에게 옆차기를 날렸다. 심판은 후반전 인저리 타임에 북한이 넣은 골을 오프사이드로 판정했고, 북한은 1 대 0으로 패했다. 하지만 화면을 보면 북한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더구나 북한 선수가 중국 선수의 팔꿈치에 가격을 당하고도 페널티킥을 얻지 못하는 억울한 판정도 당했다. 이것은 완벽한 은유다. 북한을 억울하게 만들어서 공격을 하도록 만드는 현실에 대한 은유다. 경제 제재는 미사일을 만들고, 편파 판정은 이단옆차기를 부른다. 북한을 억울하게 하는 것들, 옳지 않아!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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