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람들은 갓 스물의 그를 ‘새끼 사자’라 불렀다. 1998년 치욕의 프랑스 땅에서 그는 네덜란드 골문을 향해 제대로 된 슛을 날린 유일한 선수였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그가 ‘라이언 킹’으로 성장해 세계를 향해 포효하길 기다렸다. 시간은 더디 흘렀고, ‘새끼 사자’는 늘 2% 부족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게으르다”고 말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가 “골문 앞에서 너무 기다린다”며 욕했다. 기대는 실망으로, 실망은 외면으로 이어졌다. 한-일 월드컵 16강 연장 후반 12분에 터진 안정환의 머리받기 슛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새끼 사자’는 그 뒤로 공을 받고, 뺏기지 않고, 더 좋은 자리에 있는 동료에게 아낌없이 패스했고, 이따금 선 굵은 골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는 많이 뛰었다.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 그의 오른발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그는 “내게 10%의 희망이 있기에 좌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무 살이었던 이동국은 이제 스물여덟이다. 팬들은 그저 지켜볼 뿐이다.
전직 앵커는 “탈당하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의 뉴스를 ‘땡전’ 뉴스라고 불렀다. 밤 9시를 가리키는 종소리가 울린 뒤 그는 늘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시작하는 대통령 동정 기사로 뉴스를 시작했다. 변화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따금 그는 “오늘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뉴스를 시작했다. 그것은 ‘땡오전’ 뉴스였다. 그는 공천 청탁과 함께 21만달러(2억원가량)가 들어 있는 케이크 상자를 받았다. 그는 한 방울에 1만원 한다는 고급 양주 ‘루이 13세’도 받았다. 그는 “탈당하겠다”고 말했다가, “일이 다시 정리되면 재입당하겠다”고 말했다가 “당 지도부는 (이 문제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우왕좌왕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듯했다. 국민들은 박성범 의원이 케이크 상자와 50년산 양주에 대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과정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그때 그 가수’는 고통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때 그 사건’이 터졌을 때 ‘그때 그 가수’는 대학교 3학년생이었다. 그는 궁정동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가 총소리를 들었다. 게엄사령부에서는 그를 끌어다가 정신병원에 가뒀다. 게엄사가 데려온 심령학자는 “그가 심령에 씌었다”고 말했다. 계엄사는 아마도 가수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을 것이다. 그는 한 달 내내 수면제 주사를 받았고, 그 뒤로도 위스키를 마시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때 그 사람’들은 지금 죽거나, 감옥에 가거나, 쿠데타의 수괴로 단죄받았거나, 외국으로 도망쳤다. 그렇지만 그때 그 가수는 고통을 참고 살아남아 지금도 가끔 사람들에게 그때 그 노래를 들려준다. 가수 심수봉씨가 다음달 콘서트를 연다고 한다. (그의 팬은 아니지만)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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