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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풍경] 참새 박물관으로가다

등록 2005-12-23 00:00 수정 2020-05-03 04:24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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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4일 네덜란드에서 작지 않은 소동이 벌어졌다.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행사장에 쌓아두었던 430만 개의 도미노 무더기를 길을 잃고 창문으로 날아든 참새 한 마리가 들이받았다. 2만3천여 개의 도미노 조각들이 예정에 없이 넘어졌다. 도미노가 더 무너질 것을 우려한 행사 관계자의 공기총에 이 참새는 사살됐는데, 이 과정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이 참새는 지난 20년 동안 개체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져 100만 쌍도 채 남지 않아 네덜란드에선 보호종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행사 담당자는 그 와중에도 신기록이 수립됐다고 주장했고 총을 쏜 사람은 살해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네덜란드 언론이 보도했다. 그 뒤 5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새를 기리기 위해 청원을 했고, 마침내 12월15일 참새는 박제로 만들어져 영구 전시되기 위해 냉동 보관되어 로테르담의 자연박물관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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