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정부의 공식 통계상 ‘비정규직’은 세 부류의 노동자를 포괄해 일컫는다. △한시적(기간제) △시간제(파트타이머) △비전형(파견·용역·호출·재택 등) 근로자. 지난 2002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비정규직의 범위와 개념을 이렇게 합의한 데 따른 기준이다.
노동부는 통계청에서 받은 매년 8월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기초 자료로 삼아 노사정위 기준에 따른 가공을 거쳐 비정규직 규모를 산출하고 있다. 노동부가 10월25일 “비정규직 관련 조사를 처음 한 2001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반전됐다”고 발표했다가 이튿날 “줄었다는 발표는 잘못된 것으로, 지난해보다 9만 명 늘어났다”며 황급히 수정하는 소동을 빚은 건 이런 가공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기 때문이다. 애초 노동부 발표에서 비정규직 규모는 502만9천 명이었는데, 수정된 수는 548만3천 명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임금 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3.6%에서 36.6%로 수정 발표됐다.
노동부는 이번 소동에 대해 “조사연구원이 원시 데이터(통계청 기초 자료)를 분석 데이터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필드(설문 항목) 구분을 잘못한 데서 오류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실무자의 착오에서 비롯된 기술적인 문제라는 설명인데, 개운치 않은 뒷맛이 여전히 남아 있다. 노동의 비정규직화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건 상식인데, 노동 정책 부서가 별 검증 절차도 없이 비정규직 규모가 줄었다고 태연히 발표했다는 점에서다.
노동부는 애초 발표 때 “(비정규직 규모가 최초로 감소세로 반전한 것은) 기업이 인력 운용에서 더 이상 비정규직 채용으로는 이윤 극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설까지 달았다. 하룻만에 잘못을 고쳤으니 ‘의도적인 통계 조작’으로는 볼 수 없겠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바라보는 노동부의 눈길에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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