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스물네 번째 알파벳. 이탤릭체로 쓰여 방정식에서는 ‘미지수’가, 함수에서는 ‘변수’가 된다. 방정식을 풀면 X의 존재가 밝혀지고, 그래프를 그려 변수 X에 대한 결과의 실체를 추적할 수 있다. “XX놈, 나쁜 XX”의 예처럼 X는 말(parole)과 글(langue)의 틈을 메운다. 말의 무수한 의미들이 X로 압축된다. X는 은유하고 상상력을 폭발시킨다. 많은 경우 X는 글의 순수를 지키기 위해 채택된다. 바라건대 언어순화운동위원회나 우리말지킴이는 X에게 표창장을 주어 노고를 치하해주셨으면. X는 숨기기도 하지만 완전한 폐기를 뜻하기도 한다. 문서나 글 전체가 X라는 매질을 당하면 도루묵, 삽질, 완전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 알파벳은 무법자다. 차분히 잡아놓을 수가 없다. ‘execute’에서 [ks]로 발음되던 x는 ‘executive’로 활용되면 [gz]가 된다. 아파트 ‘xi’의 x는 [z]이고, xing을 도로표지판에 적으면 ‘crossing’으로 읽어야 하고, 소크라테스의 아내 Xanthippe는 크산티페다. 여성염색체는 XX로 남성염색체는 XY로 표시된다. 왜 다른 건 1번 염색체, 2번 염색체 식으로 불러놓고는 성염색체만 X, Y냐, 묻는다면 X, Y 문자와 닮아서라고 하겠지만 실상 번호가 붙은 염색체 역시 X형이다. 연유를 초월하여 X의 풍부한 의미는 성(性)염색체에 X보다 더 적당한 문자는 없어 보이도록 만든다. 슈퍼맨, 배트맨, 울트라맨, 바이오맨에 이어 등장한 엑스맨(X맨)은 초능력을 가진 일군의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 의미는 한국 오락 프로그램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숨겨진 사람이라는 의미를 띠게 되었다. X파일 역시 X맨과 비슷하게 변용되었다. 미국 TV시리즈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맏언니 강이슬, 끝내기 자유투

일해서 돈 벌면 기초연금 못 받나요?…연금제도 세대별 Q&A

오상욱, 41-44서 내리 4점…남자 사브르 단체전, 일본에 역전 우승

한국 야구, 중국에 9-2 승리…결승서 다시 일본 만난다

한국 꺾은 일본 ‘직장인 선수’…일 실업야구는 동호인 수준이 아니다

27살엔 아들 위해, 51살엔 올림픽 꿈 바라보며…엄마는 또 날아올랐다

이 대통령, 유시민 직격?…“누군가 국보법 ‘통째 폐지’ 주장해 독소조항 남았다”

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 해…대법관 공석 ‘후임 대법원장’과 채워야”

조희대 ‘재제청 거부’ 파장…민주 “사법부 망가뜨려” 국힘 “겁박 중단”

평균 42살 형님들 우승 약속 지켰다…e스포츠 대전 격투, 한국 ‘첫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