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장에서 만들어져 항문으로 나오는 구린내가 나는 기체. ‘방귀’라고 쓰고 ‘방구’라고 읽는다. 이 폭발적인 단어를 입을 오므려 수줍게 발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아한 자들이 퍼뜨린 ‘가스’라는 용어도 저자에서는 ‘까스’라고 발음된다. 함께 활용되는 동사는 ‘뀌다’. 이 동사는 ‘방귀전용동사’로 콧방귀, 알랑방귀와 함께 쓰인다. 천둥번개가 잦으면 비가 오듯이, 방귀가 잦으면 화장실로 간다. 하지만 마른 날 천둥번개 치듯, 가끔은 욕구 없이 그 자체로 포효할 때도 있다. 특히 변비 걸린 사람은 그 소망이 깊은 만큼 이런 일이 잦다. 방귀는 먹은 음식에 따라 구성 성분이 달라진다. (단백질 등) 비싼 걸 많이 먹으면 (장에서 질소와 황이 많이 발생해 방귀) 냄새가 지독하다. (탄수화물 등) 싼 것은 소리만 요란하고 냄새는 별로 심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은 실례로 생각된다. 따라서 ‘방구’석에 홀로 외로이 힘을 쓸 때가 많다. 트림과 비슷하지만 트림은 인식이 쉽고 방귀는 가려진 신체 부위에서 분사되어 적발이 어렵다. 하지만 따지자면 트림보다 방귀가 책임량이 적다. 트림은 소화를 못한 ‘본인’ 잘못이지만 방귀는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응훈련으로는 ‘소리내지 않고 뀌기’만 권장되지만 가끔 ‘크게 뀌기’ 훈련을 하여 불을 붙일 수 있는 가스를 내거나 연속 99개의 가스를 내는 기인들이 있다. 7월20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방귀 냄새를 피해 달아난 승객을 폭행한 혐의로 문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문씨는 서씨를 발로 차고 새끼손가락을 물어뜯었다. 이를 두고 “방귀 뀐 놈이 성낸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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