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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넌센스] 교황과 부시가 손잡았대~요

등록 2005-06-14 00:00 수정 2020-05-02 04:24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인터넷이 무서버! 사람 잡는 인터넷이 무서버요, 무서버! 저저번에는 직장인, 저번에는 대학생을 잡더니, 이번에는 개똥녀를 잡았슴다. 얼굴까지 ‘까다니’ 너무하지 않슴까? 다음에는 혹시 나? 너? 정말 ‘차카게’ 살아야겠슴다. 경향 각지의 만장하신 네티즌 여러분, 살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함다. 아무리 개똥녀가 미워도 개똥녀에게 개똥을 뒤집어 씌워서는 곤란함다. 하물며 살인범의 인권도 인권 아니겠슴까? 그게 근대 인권정신임다. 더 이상 안 되겠슴다. 압박 들어감다. 담부터는 인터넷에 들어가면 바로 지루한 공익광고부터 보도록 조치해야겠습니다. 자, 시작함다.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네티즌들은 무분별한 몰카 사진 올리기와 개인정보 퍼나르기를 실천함에 따라 비행 네티즌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우수한 디지털 카메라를 바르게 선택 활용하여 맑고 바른 심성을 가꾸도록 우리 모두가 바른 길잡이가 됩시다”. “한장의 사진,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어디 디카 무서워 살겠슴까? 네티즌 무서워 발 뻗고 자겠슴까? 자나깨나 인터넷 조심임다. 이러다가 전 디카족의 파파라치화, 전 네티즌의 스토커화가 완수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슴다. 이젠 경향 각지의 소아남녀도 한마디면 울음을 뚝 그쳐버린다고 함다. “너 자꾸 이러면 인터넷에 올려버린다!”.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인터넷!

교황이 무서버! 교황이 드디어 커밍아웃을 했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로마교구 회의에서 동성결혼을 “무정부주의적 사이비 혼인관계”라고, 낙태와 줄기세포 연구를 “생명체를 파괴하고 조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슴다. 근데 어쩐 일임까? 분명 교황은 바뀌었는데 교황의 말투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함다. 왠지 많이 듣던 막말임다. 맞슴다. 아메리카의 신의 아들, 부시 선생의 소신에 넘치는 막말과 매우 비슷함다. 아니 똑같슴다. 교황의 어법은 안성댁의 발음을 따른 것으로 확인됐슴다. “분해”를 “푼해”로 발음하는, 모든 한국어를 불어로 발음하는 <안녕, 프란체스카>의 안성댁 어법 말임다. 교황은 부시의 영어 원고를 이탈리아식 발음으로 그대로 읽은 것이 아닌가 의심됨다. 이라크 침공 때문에 잠시 다투었던 교황청과 백악관은 대서양 양쪽에서 짝짜꿍임다. 손을 맞잡고 반대 삼창을 부름다. 동성애 반대! 낙태 반대! 줄기세포 반대! 모처럼 맞잡은 손, 놓을 수 없어 만세 삼창이 이어짐다. 가족의 가치 만세! 도덕적 다수파 만세! 신의 진리 만세!

영철이 어머니! 옆집 ‘달건’이와 시도 때도 없이 쌈박질해 경찰서 드나들기를 밥 먹듯 하는 아들 때문에 맘 상하셨던 것 다 알고 있슴다. 이제 고생 다 하셨슴다. 왜 그런지 아심까. 국내 한 법률 관련 포털 사이트에서 국내 판·검사와 변호사들의 친분관계를 보여주는 인맥지수 기능을 6월7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임다. ‘원 클릭’이면 모든 게 끝남다. 이 사이트 관계자는 “4년간 200명 이상 법조인과 인터뷰를 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침을 튀기고 있슴다. 이제까지 전관예우는 정보를 독점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특혜였슴다. 이제는 그렇지 않슴다. 법 앞의 평등입네 하는 말 이제는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도 안 나옴다. 자본주의 사회인 만큼 정보 딱 까놓고, 돈으로 승부하자 이 말임다. 이만큼 공평한 게 어디 있겠슴까. 참고로 ‘가까운 법조인 찾기’ ‘두 사람 관계보기’ 등의 부가 기능도 있슴다. 영철이 어머니, 눈 딱 감고 김 판사와 친하다는 박 변호사 삽시다. 아들내미 인생이 달려 있는 문제인데, 돈이 무슨 소용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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