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배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marcos@hani.co.kr
독도는 최홍만으로, 최홍만은 소닌으로 옮겨갔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해 온 나라가 들끓던 지난 3월19일. ‘K-1 서울대회’에서 일본 스모 출신 선수와 맞선 최홍만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거리 곳곳에 내걸렸다. ‘최홍만, 독도를 지켜라.’ 최홍만은 “독도는 독도고, 스포츠는 스포츠”라고 말했지만, 누리꾼에게 그는 ‘민족’의 이름으로 ‘항일전’에 나선 ‘독립투사’였다. 최홍만이 일본 스모 출신 선수를 때려눕히던 날, 누리꾼은 “대한독립 만세!”를 불렀다.
누리꾼이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던 날. 관심은 유관순 누나 대신, 관중석에서 눈물 흘리던 한 여인에게 쏠렸다. 이 여인이 펑펑 눈물을 쏟던 모습은 인터넷을 떠돌았다. 누굴까?
“최홍만의 애인이다”라는 설은 곧 “재일동포 가수 소닌이다”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태어난 소닌은 재일동포 3세다. 소닌은 왜 그날 그 자리에서, 왜 그토록 눈물을 펑펑 쏟았을까? 누리꾼에게 소닌이 흘린 눈물은 “일제에 짓눌린 울분과 설움의 토로”였다. 누리꾼에게 ‘한국인’ 소닌의 이름은 성선임이었다. “한국인의 동정심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작전이다”라는 의견은 돌을 맞았다. 최홍만의 승리에 눈물 짓는 소닌. 그의 경력은 ‘일제에 억압받는 한국인의 고통’의 나날이었다. 소닌이 2000년 결성한 3인조 그룹 EE-JUMP는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해체됐다. 2002년에는 재기의 싱글 앨범을 냈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3년에는 CD가 팔리지 않아 계약 연장에도 실패하고, 전국을 떠돌았다. “일본에서 실패한 게 재일동포이기 때문인가? 실패한 연예인이 한둘인가?”라는 의견은 발붙이지 못했다.
소닌이 부르는 <아이러브유>는 누리꾼에게 재일동포 3세가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였다. 소닌이 <아이러브유> 뮤직비디오에서 홀로 앞만 바라보면 처연히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는 누리꾼에게 ‘한국인’의 설움을 피 토하는 ‘아리랑’이다.
“일본에서 재일동포 3세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활동하는 게 자랑스럽다.”
“자랑스런 한국인 소닌, 파이팅!”
“울긴 왜 울어… 어차피 독도는 우리 땅.”
소닌은 최홍만을 지나, 다시 독도로 돌아갔다. 대일본 제국의 침략에 거북선으로 맞서는 ‘한민족’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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