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예기치 않은 사고는 겹쳐서 찾아온다. 그리고 그런 불행은 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12월9일 새벽, 밤샘 근무와 신문 배달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에 불이 나 저 세상으로 가버린 세 남매의 참변도 그런 경우다. 이 사연을 보고 들은 이들의 가슴은 숯덩이가 돼버렸다.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져야 하는데, 정부는 아이를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빈집에서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일들이 잊을 만하면 한번씩 터진다. 1980년대 말 단칸 지하 셋방에 자물쇠를 잠그고 아빠는 공장에 엄마는 파출부 일을 간 사이 화재로 3살과 5살 남매가 화를 당한 사건 이후, 가수 정태춘은 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이건 엄마, 아빠의 잘못이 아냐/ 여기 불에 그을린 옷자락의 작은 몸둥이, 몸둥이를 두고 떠나지만/ 엄마, 아빠! 우린 이제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가는 거야/ 그런데 그 천사들은 이렇게 슬픈 세상에는 다시 내려올 수가 없어/ 언젠가 우린 다시 하늘나라에서 만나겠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21세기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사고를 겪으면서도 벌기 위해, 살기 위해 아이들만 남겨두고 집을 나서야 하는 이들이 또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제 몸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위험한 물건 만지지 마라, 위험한 짓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해라를 계속 되뇌는 정도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다 어려운 처지라 손을 벌리기에 미안할 것이다. 정작 필요한 국가는 이들에게서 너무 멀리 있다.
집, 그리고 방은 삶의 공간이어야지 더 이상 죽어나가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아이들이 누군가 같이 있어줬으면, 필요할 때 누군가 와줬으면 할 때 홀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싹들의 죽음 앞에서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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