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춘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jona@hani.co.kr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란 말이 있지만, 설익은 의욕 과잉은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기 힘들다. 인터넷 강국의 제1야당답게 한나라당이 ‘디지털 정당화’에 나섰지만, 목적한 대로의 변신이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은 지난 11월28일 ‘4대 국민분열법 바로알기 네티즌 운동’ 홈페이지(www.hannara.or.kr/ehannara/anti4bad/index.jsp)를 만들고, 보수 성향 네티즌들의 결집을 시도하고 나섰다. 이날 선포식에서 박근혜 대표가 독수리 타법을 유감없이 선보인 데서 알 수 있듯, 한나라당은 그동안 인터넷에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네티즌들을 상대로 의욕적으로 선포한 ‘사이버 전쟁’에서도 이런저런 잡음과 말썽이 잇따르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난 11월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이버 전사대’란 이름으로 타인의 블로그, 미니홈피, 플래닛 등에 들어가 일방적인 자기 게시물을 올리면 반감을 불러 이른바 ‘한나라당 알바 논쟁’에 다시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의 글을 올렸다. 이에 심재철 의원이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쟁점화를 시도했다.
심 의원의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의 관련 보도는 한때 ‘가장 많이 본 기사’에 올랐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이었다. 수많은 댓글에 드러난 네티즌들의 관심은 ‘제 얼굴에 침뱉기’보다 ‘집안싸움’에 더 관심을 보였다.
지난주 한나라당에서 사고를 친 사람은 한선교 의원이었다. 한 의원은 네티즌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지난 11월29일 한 의원실 관계자가 ‘일반시민’을 가장해 한 의원 홈페이지에 그를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아이피 추적 끝에 덜미를 잡혔다. 네티즌의 집요함을 모르고 섣부른 장난을 친 게 화근이었다.
한 의원은 지난 11월18일 같은 당 김영선 의원 비서 미니홈피 방명록에 ‘볼 가치도 들을 가치도 없는 노빠들의 테러’라는 글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1회전 초반부터 그로기 상태로 몰리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최연희 의원 홈페이지는 지난 12월4일 한때 ‘다운’까지 됐다.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막으려고 며칠째 정회를 거듭하다 네티즌들의 소나기 펀치를 맞은 것이다. 잇단 저질 발언으로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린 주성영 의원도 네티즌들의 십자포화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한나라당은 네티즌들로부터 ‘사이버 펀치’ 연타를 맞으면서도 꿋꿋하다. 한나라당은 지난 12월3일부터 “이름이 바뀌면 정당도 확 바뀝니다”라는 구호 아래 네티즌들로부터 새로운 당명을 지어달라고 노트북과 싸이 도토리를 비롯한 경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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