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font color="red" size="3">‘불러주는’ 사람이 많은가 적은가. </font> 당신의 대중적 인기는 ‘불러주는’ 횟수에 의해 결정될지도 모른다. 연말이면 찾아오는 망년회 호출. 2004년 12월, 당신은 몇탕이나 뛸 것인가. 얼마나 또 간을 혹사할 것인가. 여기 망년회를 한탕도 뛰지 않고 간에 맛이 간 인간들이 있다. ‘불러주는’ 재미에 넘어간 이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정답을 ‘불러주는’ 대로 수능고사를 치른 광주 지역의 일부 수험생들이다. 진찰 결과 간이 부었다고 한다. 그들은 “무조건 정답 불러!”에 넋을 빼앗긴 채, 도달하지 말아야 할 ‘부름’의 종착역에 서 있다. “경찰 불러!” “누구랑 짜고 했어? 친구 불러!”
커닝의 추억을 떠올린다. ‘초치기’라는 걸 아시는가. 한 반의 모든 학생이 함께 모의할 수도 있지만, 소그룹 단위의 작전이 훨씬 효과적이었단다. 가담자 전원이 손목시계의 초침까지 정확히 맞춘다. 그리고 시험 시작 뒤 서로 약속한 시간이 되면 실행에 들어간다. 1분에 한 문제씩 정답 제공자가 ‘헛기침’으로 정답 신호를 보낸다. 각 분마다 1~15초 사이에 헛기침을 하면 1번, 15~30초 사이면 2번, 30~45초 사이면 3번, 45~60초 사이면 4번이라는 의미다. 이 방법의 단점은 갑자기 “촤르르” 효과음이 날 수 있다는 것. 답을 적다가 일제히 시험지를 뒤로 넘기는 탓이다. 실제로 15년 전 한 고등학교의 중간고사에선 그 소리로 인해 반 전체의 집단 커닝이 적발됐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라크 팔루자도 아닌데, 이 교실엔 무차별 융단폭격이 가해졌다는 전설도 함께 내려온다. ‘치기’의 대가… 원산폭격!!
<font color="red" size="3">‘원산폭격’을 다시 꿈꾼다. </font> 중·고교나 군대 시절의 얼차려를 생각하면 악몽이지만, 폭격에 중독된 이들은 다르다.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은 북한 원산에 가공할 양의 폭탄을 쏟아부었다. 당시 폭격의 포물선이 얼마나 인상적이었으면 ‘원산폭격’이라 했을까. 미국의 새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콘돌리자 라이스. 대북 강경파인 그녀의 가슴이 북한을 향한 폭격의 욕망으로 활활 타오를까 겁난다. 예행연습이라도 하듯, 술자리에서 ‘폭탄돌리자 라이스’로 변신하지는 않을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선 다른 이름을 지어주자. ‘마음돌리자 라이스!’
‘원산폭격’은 다른 말로 ‘꼴아박아’다. 차를 ‘꼴아박는’ 일은 생명을 위협한다. 술에 ‘꼴아’ 카드를 ‘꼴아박는’ 일은 가계 경제를 위협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일도 눈에 띄게 줄었다. 결국 소비경제는 ‘꼴아박아’ 중이다. 정부는 ‘사탕발림’들을 내놓고 있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설경구처럼 외칠 뿐이다. “나 돌아갈래.” 이건 도 아니고, 그 아류작인 도 아니고, 이란 말인가.
<font color="red" size="3">정치인들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가. </font> 본래 여야를 막론하고 싸이의 을 좋아한다. “소리 지르는 네가 챔피언~.” 그런데 요즘 한나라당 의원들은 나훈아가 좋아졌다고 한다. 그들은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이해찬 총리에 대해 일관했다. 왜 사람을 불러놓고 말을 안 하는가. 그래도 이해찬 총리로서는 별 불만이 없을 듯하다. 계속 ‘뉴스메이커’로서 자신의 ‘메이커’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질투해서인가. 김근태 장관이 에 버금가는 흘러간 민요를 부른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정부의 ‘뉴딜’ 계획를 고리 삼아 자기도 주목해달라며 ‘새롭게 딜’하는 것 아닐까. 정부는 그의 ‘연기금 투입 반대’ 주장으로 새로운 골칫거리를 안은 셈이다. 뉴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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