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땅의 가치’ 놓고 1억원 내기 사이버 토론?
“이 내기는 진리(불변의 법칙)를 밝히는 것이고,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이 바뀐다면 1억원을 기꺼이 낼 용의가 있다.”
인터넷 토론방에서 게시글과 댓글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두 네티즌이 자신의 논리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1억원을 걸고 사상 초유의 내기 토론회를 벌이겠다고 나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토론방인 ‘한토마’(hantoma.hani.co.kr)에서 부동산 문제를 놓고 토론을 해온 네티즌 이대환(회계학 박사)씨와 한토마 필명 ‘한민주’(본명 오철환)씨다. 두 사람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부동산 전문가로 2년 넘게 한토마 부동산 토론방에서 열띤 논리를 펼쳐왔다.
이들은 최근 한토마에서 부동산학의 근원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땅값의 가치’를 놓고 주장과 반론, 재반론을 벌이며 불꽃 튀는 논쟁을 벌여왔다.
이씨는 “토지와 같은 영구성 자본재의 성장가격은 가치로 실현되는 성질이 없다”며 “부동산 문제의 대부분은 토지 또는 자연물의 가치를 인정하고 거래하는 것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씨는 “(이씨의 주장은) 사실상 토지거래를 허용하지 말자는 것으로 성립될 수 없는 이론”이라며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고, 이를 위해 부동산 거래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팽팽한 논리 대결에서 이씨는 지난 11월15일 “학자가 내기토론을 제안하는 게 이상하지만, 이는 진리에 관한 문제로 말에 책임을 지자는 의미”라며 ‘1억원 내기토론’을 공식 제안했다.
이씨는 “이론상 천연 땅값은 1원도 사람이 쓰는 실물(재화나 서비스)로 바뀌는 성질이 없다”며 “땅값이 사용가치로 실현되는 방법을 설명하면 오씨에게 1억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에 오씨는 “이씨가 내세운 가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마치 ‘달나라는 금덩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라는 것”이라며 “논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토론에는 기꺼이 응하겠다”고 응수했다. 사상 초유의 1억원 내기토론을 관전하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토론이라는 단어가 아깝다’(토론?), ‘미쳤군. 저질 투전판을 벌이다니?’(광복군)라는 반응을 보이며, 내기토론을 ‘투기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필명 ‘찬미평화’는 “만약 토론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새로운 성격을 발견한다면 사회 발전에 긍정적”이라며 “판돈보다는 두 논객이 주장하려는 학문적 주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쟁에 대해 건국대 부동산학과 조주현 교수는 “땅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한 고전적 논란으로, 충분한 논쟁가치가 있지만 1억원 내기 주제로 적당한지는 모르겠다”며 “논쟁이 지속되다 보면 결국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를 둘러싼 이념 논쟁으로 와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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