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화장실’과 ‘화장터’는 무엇이 다른가. 첫째, 화장실에선 화장을 안 한다. 화장터에선 화장을 한다. 둘째, 화장실엔 매일 간다. 화장터는 평생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얼마 전 생전 처음으로 화장터에 다녀왔다. 화장터 직원이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뼛가루를 쓸어 담는 모습을 보며, 인생이 그렇고 그런 것임을 새삼 확인했다. ‘뼈와 살이 타는 밤’은 쾌락을 상징하지만 ‘뼈와 살이 타는 낮’은 허무했다. 그 허무감을 달래며 이해찬 총리를 생각했다. 그를 정치적으로 화장하려는 이들이 핏대를 올리기 때문이다. 이 총리를 뼈와 살로 비유한다면 어떻게 될까. ‘뼈’로 치면 ‘용가리통뼈’가 아닐까. ‘살’은 아마 특정 지역 사투리로 ‘앗살’에 해당하리라. ‘용가리통뼈’처럼 고개 뻣뻣이 치켜들고 ‘앗살’하게 말하지 않는가.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은 총리에게 ‘사과’를 받으려다 ‘배’로 열받고 말았다.
‘상’을 당하면 슬프다. ‘상’을 받으면 기쁘다. 두 가지를 뛰어넘어 ‘상’스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더럽다. 한나라당은 그래서 ‘상’을 엎어버리려 한다.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이라면 열린우리당은 ‘시침떼기당’이란다. 총리가 ‘상’소리 해놓고 ‘시침’ 떼고 있으니까. 한나라당은 역사의 ‘시침’을 거꾸로 돌리려는 음모라며 방방 뜬다. 그들은 총리 때문에 ‘뼈와 살이 타는 밤’을 보낼 것이다. 약올라서 애간장이 탈 것이므로….
대한민국 국군은 어떻게 죽었는가. “빽” 하고 죽었다. 이건 아주 슬픈 농담이다. 한국전쟁 때 상당수 젊은이들은 이빽 저빽을 다 써서 군대를 피했다. ‘빽’이라곤 ‘군용빽’밖에 지급받지 않은 이들은 ‘빽’에 한이 맺혀 적의 총탄에 장렬하게 전사하면서도 ‘빽’이라는 외마디를 남겼다는 전설이다. ‘빽’은 정말 좋다. 베트남전에 처음엔 전투병으로 참전했던 작가 황석영은 중요한 전투를 코앞에 두고 총 닦고 있다가 범죄수사대로 전출됐다. 그의 누나를 사랑했던 해병대 장교의 ‘빽’이 통해서였다. 덕분에 죽지 않고 귀국해 소설을 썼다. 의 진정한 배경(빽)은 ‘빽’이었던 셈이다.
요즘 자이툰 부대원들이 이라크 게릴라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그들도 ‘빽’을 쓰고 싶을까. 시민들은 “자이툰 부대 파병이 국민의 생명을 건 도박”이라고 비난한다. 도박이라면 무슨 종류의 도박일까. 카드 도박일까 화투 도박일까 경마 도박일까, 아님 카지노 룰렛게임인가. 나는 ‘윷놀이 도박’이라 하고 싶다. 5천여명이 전사한 베트남전 파병과 비교할 때, 이라크전 파병은 윷판에서 ‘도’ 정도 간 셈이다. 다시 윷가락을 던지려는 찰나… 당신은 무엇을 기대하는가. 나는 도개걸윷모보다 더 훌륭한 ‘빽’을 쓸 것을 주장한다. “빽도!”
적그리스도는 그리스도가 잡는다. 오사마 빈 라덴은 누가 잡는가. 니가타 지진 참사에 이어 이라크에 억류됐던 일본인 인질이 결국 참수됐다. 일본인들을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한류’가 해법이다. 도탄에 빠진 섬나라를 구출할 슈퍼가이 배용준. ‘욘사마 빈 라덴’ 캐릭터를 만들어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거다. 더불어 일본의 직장인들은 이번 ‘겨울’에 반드시 ‘연가’를 내 이라크 자위대 철수 투쟁에 동참하게 하자. 오사마 빈 라덴이 협박을 하면 선거를 앞둔 부시가 좋아서 자지러진다. 욘사마 빈 라덴이 윙크를 하면 일본이 자지러진다. ‘알 자지라’가 아닌 ‘일 자지라’. 욘사마 빈 라덴과 ‘일 자지라’는 어울리지만, 오사마 빈 라덴에게 요건 금물이다. “일 저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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