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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 금메달 찾아오라!

등록 2004-08-26 00:00 수정 2020-05-03 04:23

▣ 김미영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kimmy@hani.co.kr

체조 양태영 선수와 역도 장미란 선수의 오심 파문이 침묵하던 국내 네티즌들을 흥분시켰다. 국내 네티즌들은 아테네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자 발빠른 ‘행동’에 들어갔다. 네티즌들은 대한체조협회(gymnastics.or.kr)와 대한역도연맹(weightlifting.sports.or.kr)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협회에 대한 비난과 “빼앗긴 금메달을 찾아오라”는 질책을 쏟아냈다.
대한체조협회에 글을 남긴 네티즌 ‘이혜련’은 “양태영 선수의 4년간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금메달을 찾아오라”고 촉구했고, 대한역도연맹 게시판의 ‘이두환’은 “역도연맹이 장미란 선수의 빼앗긴 금메달을 찾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국제체조연맹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남기거나, 미국의 <usa> <msnbc> 등에서 실시하는 인터넷 투표에 국내 네티즌들이 대거 참가해 70~90% ‘폴 햄의 단독 1위는 안 된다’는 여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체조심판 넘 심하다’(http://cafe.daum.net/aqgbn), ‘올림픽편파판정’(http://cafe.daum.net/2004greece) 등 관련 카페가 생겨났으며, ‘양태영 김대은 선수 빼앗긴 금(cafe.daum.net/taeyounggold)’에서는 ‘금메달 되찾기’ 1만명 모으기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활약’이 이것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팬카페나 응원카페를 만들어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격려와 찬사를 보내는 것이나 각종 포털 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 올림픽 관련 검색어를 올려놓는 것 역시 이들의 몫이다. 다음카페 ‘제28회 아테네올림픽’(cafe.daum.net/athens2004), 네이버 아테네올림픽 공식 응원카페(http://cafe.naver.com/athensolympic2004.cafe)와 2004 아테네올림픽 카페(http://cafe.naver.com/korsports.cafe) 등이 대표적이다.
유도 장성호와 이원희, 축구 김영광 골키퍼, 양궁 장용호, 탁구 윤지혜 등 ‘얼짱’ ‘몸짱’으로 알려진 선수들의 팬카페는 수십개씩 생겨났다. 네티즌 ‘odeng4ever’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얼짱 문화.. -ㅅ-;;”라며 개탄했지만, 다음에서만 김영광 관련 카페는 93개에 이른다. 장성호나 장용호는 네이버 다음 등에서 검색어 순위가 급상승 중이거나 팬카페에는 하루 만에 1천명이 넘는 신규 회원이 가입하는 등 메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외에 아테네 여신을 방불케 하는 의상으로 인기를 모은 김주하 앵커, “그리스는 왜 새벽에 축구를 하죠?”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강한 팀이냐?” “왜 송종국, 이영표 같은 유명한 선수들은 안 나온 거예요?” 등 아테네올림픽 축구와 관련한 다소 황당한 발언을 묶은 ‘윤은혜 어록’도 화제가 됐다.
후폭풍을 얻어맞은 듯 올림픽이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열기가 뜨거워지는 인터넷. 이들의 움직임이 올림픽 성화와 함께 사그라질지, 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 다시 타오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msnbc></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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