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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 깨는 뉴스, 튀는 멘트

등록 2004-08-13 00:00 수정 2020-05-03 04:23

▣ 김순배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marcos@hani.co.kr

뉴스는 딱딱하고, 근엄했다. 그 자리를 톡톡 튀는 가벼운 뉴스가 슬슬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어록’까지 등장한 문화방송 주말 9시 뉴스데스크 최일구 앵커. “제가 왜 나왔나 궁금하시죠? 엄기영 앵커가 휴가를 가서…. 잘 부탁 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그도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이제 인터넷에서 뉴스는 춤을 춘다. 지난 7월19일 출범한 인터넷 포털 파란닷컴(www.paran.com)은 ‘퍼니뉴스’를 내걸었다. 그래서 “점잖은 척! 잘난 척! 하지 않는 뉴스, 재밌고 신나는 뉴스”를 전한다.
월요일은 개그맨 블랑카의 ‘열린외국인당 블랑카’, 화요일은 일기예보 형식의 ‘정치 기상도’, 수요일은 민지의 ‘인기검색어 Hot 10’, 목요일은 촌철살인의 사회해부 ‘100초 토론’, 금요일은 개그맨 한상규의 ‘미디어 논평’으로 짜여진다. 미디어몹의 ‘헤딩라인 뉴스’는 기본이다.
특히 ‘인기검색어 Hot 10’의 뉴스자키 민지는 빨강색 배꼽티와 반바지를 입었다. 그는 엉덩이와 허리를 흔들고 깜찍한 춤을 추며 뉴스를 전한다. “폐지, 개정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울트라 판타~스틱 드라마 25년의 세월이 지나온 만큼 적극적인 논의, 기대합니다. 국가보안법이 6위.”
네티즌들도 즐거워하고 있다. “민지양~ 넘 귀엽고 깜찍~~하다~~”(미스깡~), “기자야 코미디언이야 ㅋㅋㅋ”(불량), “이런 시도 좋은 것 같습니다”(조명호) 등등.
파란닷컴과 제작을 맡은 ‘N2N’쪽이 내세운 것은 이른바 뉴스와 오락이 결합한 ‘뉴스테인먼트’다. 5대 스포츠신문과도 사실상 독점계약을 맺고, 네티즌들이 선호하는 연예와 스포츠 기사를 전하는 것도 ‘뉴스테인먼트’의 연장선이다.
‘뉴스테인먼트’ 전략은 일단 먹혀들고 있다. 파란닷컴이 지난 8월4일 기준 랭키닷컴 순위에서 지난주보다 3단계를 뛰어올라 24위를 차지한 것에도 ‘퍼니뉴스’가 한몫을 하고 있다.
파란닷컴 관계자는 “기존의 딱딱하고 무거운 뉴스가 아니라 가볍고 발랄하게 뉴스에 접근하기 위해 ‘좀더 깨는 뉴스’를 기획하게 됐다”며 “‘퍼니뉴스’ 등 정치풍자를 재미로 보고 즐겨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포털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파란닷컴이 경쟁이 치열한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뉴스에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제 네티즌들은 최일구 앵커의 튀는 멘트, <ytn>의 돌발영상, 춤추는 뉴스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그래서 “보면서 즐기는 새로운 뉴스. 이제 딱딱한 뉴스는 미워요, 나빠요”라고 말한다.
배꼽티의 뉴스자키, 민지가 외친다. “뉴스가 딱딱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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