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머리 자르고 올게.” 무심코 가족들에게 던진 이 말에 갑자기 스스로 섬뜩해졌다. 왜 우리는 이토록 모국어를 잘못 사용하는 걸까. 머리카락을 자를 거면서, 왜 머리통을 자를 것처럼 말하는 걸까. 대한민국의 이발소와 미용실은 ‘참수’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아닌데 말이다. 이라크에서 인질로 붙잡힌 채 참수 위협을 받고 있는 김선일씨의 소식을 들으며, 앞으로는 한국말을 잘 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더불어 이라크 저항세력에게 부탁드린다. 사나이가 한번 칼을 뽑으면 무라도 찔러야 하는 법. 그 무지막지한 칼날로 그냥 머리털을 잘라달라. 그래도 아쉬우면 잔털까지 밀어달라. 24시간 안에, 이발·면도 부탁해요!
이 책이 발행될 즈음 상상하기 싫은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먼 훗날 만들어질 ‘이라크참수피해자유가족협의회’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 ‘이라크자폭테러부상자회’가 서울 세종로를 점거한 뒤 가스통 터뜨리며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도 예측 가능하다. “에르빌, 에르빌어먹을” 같은 코믹하면서도 슬픈 플래카드가 휘날릴까 두렵다. 때문에 어서 빨리 전투병과 관련된 “보내자, 보내지 말자”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먼저 초등학생들을 시작으로 ‘보내지 않기’ 운동의 들불을 켤 것을 제안한다. 아이들아, 절대 보내면 안 돼! 파병 저지를 위한 생활 속 작은 게임 실천! 가위와 바위만으로 승부하잔 말이다.
“북어와 마누라는 3일에 한번씩 패줘야 한다.”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주 못된 말씀이다. 보수언론들은 요즘 이 말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쓰고 있다. “북어와 노무현은 3일에 한번씩 두들겨 패야 한다.” 엄밀히 따지면 3일에 한번도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심심하면 조진다. 북어는 두들겨 팰수록 부드러워지고 말랑말랑해진다. 하지만 노무현은 두들겨 팰수록 더 거칠어진다. “무슨 얼어죽을 천도냐”고 물어뜯을라치면 “천도복숭아 같은 얘기 하지 말라”고 맞받아치는 형국이다.
‘수도’는 ‘파병’과 함께 요즘 노무현의 2대 화두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파병’의 병나발은 불어대면서 ‘수도’꼭지는 절대 빨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인간이 헐떡거리며 노동을 해야 비로소 진짜 물맛을 볼 수 있다며 ‘펌프’만을 고집하는 듯하다. ‘수도’ 이전 반대 여론에 펌프… 펌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노무현은 ‘깍두기 머리’를 박박 밀지도 모른다. 보수언론에게는 ‘궁예’처럼 보이겠지만, 본인으로선 ‘수도’에 정진하려는 액션이리라. ‘수도승’이 된 그는 펌프질하는 언론들을 향해 꼭 궁예처럼 일갈할 것만 같다. “마구니들 같으니라고!”(드라마 , 추억의 대사)
‘빨간 책’이란 무엇인가. 청소년들이 눈이 빨개지도록 읽고 또 읽게 되는 책이다. ‘빨간 영화’ 역시 성인물에 해당된다. 여기, 베드신도 하나 없으면서 미국 영화협회로부터 ‘17세 이하 관람 불가’로 판정받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 사실은 이거 ‘빨간 영화’다. 부시가 보면 얼굴이 빨개진다.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부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성인물을 넘어 포르노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는 부시의 ‘음모’에 현미경까지 들이댄다는 점에서 ‘헤어누드’다. 2004년엔 온 가족이 함께 포르노를 감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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