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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 이북 가서 삽질하세…

등록 2004-04-29 00:00 수정 2020-05-03 04:23

김미영/ 기자 kimmy@news.hani.co.kr

인터넷에서도 평북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로 피해를 입은 북한 동포를 돕자는 네티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13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고(故) 정몽헌 회장 추모카페’(cafe.daum.net/monghun)가 벌이고 있는 ‘구호물자 보내기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카페 회원인 아이디 ‘단종’은 “지금 용천역 사고로 인해 북한에 있는 우리의 형제와 가족이 시련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일기’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북한의 정확한 피해상황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 동포 돕기에 조그만 정성이라도 보태고 싶다”며 참여의 뜻을 밝혔다. 다음카페 ‘2천원의 희망’(cafe.daum.net/2000wonhope)도 북한 동포 돕기에 나섰다. 엄경출씨는 “76명의 아이들이 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참으로 슬프다”며 “작은 정성을 모아 북한 동포에게 전달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적십자사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역시 용천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과 구호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게시판에서 안병학씨는 “용천역 사고가 난 지 벌써 며칠이 지났으나 아직도 구호물품 전달이 안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최동진씨도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면 북한에 가서 삽질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글을 남겼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게시판에서 미국에서 유학 중이라는 조충연씨는 “용천역 사고 구호활동에 조그만 도움을 주고 싶은데, 해외에서는 어떻게 기부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와 함께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지난 4월19일 신혼 초부터 폭력을 휘둘러온 남편 김아무개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낸 데 대해 네티즌들은 위로의 글들을 쏟아냈다. 김씨는 호주제 폐지 등 공익활동에 앞장서왔고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온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네이버(www.naver.com) 토론방에서 아이디 ‘c3joy’는 “김미화씨가 아침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만 해도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컸는데 그동안 가정 문제 때문에 웃고 있어도 속은 얼마나 쓰리고 고통스러웠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이디 ‘khm3500’인 네티즌은 “세살 먹은 아이에게도 인격과 자존심은 있다. 상대가 누구든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특히 배우자에 대한 폭력은 어떤 말로도 합리화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각종 여성 포털사이트에 글은 올린 아줌마 네티즌들도 가정폭력에 흥분했다. 마이클럽(www.miclub.com)의 아이디 ‘escata77’은 “김미화씨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번 문제가 빨리 해결돼 앞으로는 가정폭력의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juci79’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그동안 남편을 용서하고 노력하면서 가정을 지키려 했던 마음을 이해한다. 참다 못해 이혼을 선택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어머니들이 그렇게 살아왔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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