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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노트북 대신 삽을 든다”

등록 2004-04-22 00:00 수정 2020-05-03 04:23

육군 유해발굴반이 말하는 의 오류… 진석의 만년필은 왜 부식 안 되나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육군 유해발굴반도 를 단체관람했다. 그런데 이들은 영화 내용 중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 진태의 유해를 국군으로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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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진태(장동건)의 유해는 국군으로 분류되지만 현실이라면 인민군으로 분류된다. 진태가 인민군 복장을 한 채 인민군 기관총을 쏘다 숨졌기 때문이다.

박선주 충북대 교수는 “한국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다른 군복을 입고 치른 전쟁이다. 발굴된 유해만 놓고 피아 구별을 할 수 없다. 더구나 국군과 북한군 유해가 뒤엉켜 있다면 구별할 방법이 있겠는가. 국군인지 북한군인지는 제복이나 모자, 단추, 무기 등 함께 발굴된 유품을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해와 함께 M1 총알이나 칼빈 총알, 미제 수류탄 등 각종 미제 장비가 발견되면 국군이다. 한편 ‘평양’ ‘승리’ 같은 마크가 찍힌 통일화, TT권총탄 같은 옛 소련제 장비, 놋숟가락, 모자에 붙이는 별표 표지가 발견되면 인민군으로 분류된다. 인민군으로 분류된 유해는 경기도 파주 적군 묘지에 매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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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년필 색깔이 그대로

영화에서는 진석(원빈)의 이름이 새겨진 만년필이 발견된다. 50년 만에 햇빛을 본 이 만년필은 깔끔한 은회색이다.

하지만 실제 만년필, 펜촉, 연필칼 같은 금속 제품은 녹슬거나 부식된 상태로 발굴된다.

박선주 교수는 “50년 넘게 흙 속에 묻힌 금속제 만년필은 퇴색해서 원래 색을 유지할 수 없다. 영화에서는 화면 효과를 위해 일부러 변색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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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첨단 장비를 갖춘 유해발굴반

영화에서는 진태의 유해를 발굴하자 현장에서 발굴반원이 바로 노트북으로 한국전쟁 참전자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 신원을 확인한다. 발굴 현장에서 랜을 사용할 수 있고 참전자 데이터베이스로 사진을 검색했다.

하지만 실제 육군 유해발굴반은 첨단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못했다. 영화의 장면은 희망사항이다.

진짜 유해발굴반 병사들은 삽과 탐침봉, 곡괭이, 붓, 낫 등을 들고 험한 산을 오르내리며 땅을 파야 한다. 이들은 부족한 장비를 ‘내 조상 묘를 찾는다’는 사명감으로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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