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cslee@hani.co.kr
‘음지의 슈바이처’ ‘야동의 문익점’ ‘한국의 래리 플린트’?
지난 10월18일 일본 음란물 2만여 건을 P2P 사이트를 통해 불법 유통시킨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일명 ‘김본좌’를 일컫는 말이다. ‘김본좌’는 지난 2년 반 동안 일본에서 제작된 음란비디오를 내려받은 뒤 곧바로 P2P에 올려 회원 3만1천여 명에게 건당 300원에 다운로드하게 해 불법 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이를 통해 5천여만원을 벌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본좌가 구속되자 인터넷에선 신약성서를 패러디한 ‘본좌복음’이 만들어졌다. ‘본좌께서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본좌복음은 ‘연행편’ ‘수사편’ ‘취조편’ ‘계시록’ 등 다양하다.
“김본좌께서 연행되시매 경찰차에 오르시며 ‘너희들 중에 하드에 야동 한 편 없는 자 나에게 돌을 던지라’ 하시니 경찰도 형사도 구경하던 동네 주민들도 고개만 숙일 뿐 말이 없더라.”(본좌복음 연행편 32절 9장)
“조사실에 계시던 김본좌께 담당 형사가 물을 건네매, ‘목이 탈 것이니 드시오’ 하니, 본좌께서는 ‘아니오. 빨리 수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업로드를 마쳐야 하오. 나를 기다리는 수십만 명의 사람이 있소’ 하시니 담당 형사와 조사관들이 이내 숙연해지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더라.”(본좌복음 수사편 25절 3장)
‘방망이 깎는 노인’을 패러디한 ‘[19금 단편소설] 야동 올리는 노인’, 구속 취하를 요청한 ‘AV 묵시록 김본좌’ 패러디(디시인사이드 ‘카툰-단편’ 갤러리)를 비롯해 그를 기리는 패러디와 미니홈피·카페 등이 다채롭다. 일부 누리꾼은 ‘김본좌 추모집회를 열자’는 제안까지 하고 있다. 근조 표시를 단 ‘▶◀김본좌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문구도 올라왔다.
다음 ‘아고라’에는 김본좌의 석방과 음란물을 허용할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투쟁하라는 선동적인 글도 있다. 누리꾼 ‘천상’은 “한국 정부가 청소년 보호를 명목으로 성인문화를 탄압한다며 김본좌가 미국 포르노 대부 래리 플린트처럼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래리 플린트는 포르노 잡지 의 발행인으로 음란물 유포 혐의로 법정에 섰으나,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의 수정헌법 1조를 내세워 ‘포르노의 자유’를 외친 인물이다.
누리꾼들의 장난스런 놀이와 바람은 계속 이어진다. “‘머지않은 시간에 많은 이들이 야동에 목말라 이를 개탄하는 힘이 탄원서로 이어질 것이니, 보라 곧 내 오른팔에 공CD로 새 야동과 헌 야동을 심판하러 내가 다시 올 것이다’라고 하시더라.”(본좌계시록 10장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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